“중간에 쓸 수 있는 카드가 2명 정도 나왔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앞두고 일본프로야구 팀들과 두 차례 치른 공식 평가전에서 큰 소득이 있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불펜 투수로 쓸 수 있는 카드가 2명 더 늘어났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8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2023 WBC 대회를 시작하는 각오와 전략 등을 언급했다.
한국은 9일 호주전을 시작으로 10일 일본전, 12일 체코전, 13일 중국전을 치른다. 조 1~2위에 들어야 8강(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첫 경기 호주와 ‘숙명의 라이벌’ 일본전이 최대 승부처다.
이 감독이 8일 기자회견에서 팀 전력에 긍정적인 부분을 공개했다. 대표팀은 지난 6~7일 오사카에서 오릭스, 한신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오릭스에 2-4로 패배했지만, 한신에 7-4로 승리했다.
이 감독은 “처음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 선발에 대한 생각은 변함없지만, 중간 요원으로 쓰는 것에, 평가전 2경기를 하면서 쓸 수 있는 카드가 2명 정도 나온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감독은 지난 3일 한국 고척돔에서 훈련과 연습경기(SSG 2군)를 마치고, “1차전(호주전)에 나갈 투수들은 어느 정도 정해놨고, 그 투수들은 괜찮은 것 같다. 일본에 넘어가서 한 두 명 더 고를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2명을 더 발굴했다. 이 감독은 “(기존에 호주전 던질) 투수를 적게 생각해,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던져야 될 거로 생각했는데, 2~3명 플러스 되면서 이닝을 짤라서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호주전, 나아가 일본전까지 투입될 수 있는 필승조 추가 2명은 누구일까.
오릭스와 첫 번째 평가전에서 선발 소형준(1⅓이닝 3피안타 3실점 1자책점)에 이어 김광현이 1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 곽빈이 1이닝 무실점, 양현종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정철원이 ⅔이닝 2피안타 1실점(비자책), 이용찬이 1이닝 무실점, 고우석이 ⅔이닝 무실점, 김원중이 ⅔이닝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베테랑 김광현과 양현종은 이미 불펜에서 중요한 흐름을 이어가거나 끊는 역할을 맡았다. 소속팀 마무리인 이용찬, 고우석은 국제대회 경험도 있어 불펜 주력 투수다. 곽빈과 김원중이 잘 던졌다.
한신전에서는 선발 박세웅은 2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에 이어 구창모가 ⅔이닝 2피안타 2볼넷 2실점, 원태인 2이닝이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김윤식이 1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이의리가 ⅓이닝 1사구 1볼넷 무실점, 정우영이 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2실점, 김원중이 1이닝 무실점, 정철원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좌완 유망주 구창모, 이의리의 제구가 불안했다. 필승조 정우영의 부진이 아쉬웠고, 원태인과 김원중의 투구가 돋보였다.
2차례 평가전에서 김원중이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2경기 모두 등판한 투수는 정철원과 김원중 2명 뿐이었다. 김원중은 ⅔이닝 무실점, 1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했다.
김원중은 오릭스전에는 8회 1사 3루에서 고우석이 갑작스런 목 근육통으로 자진 강판하면서 급하게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차노를 유격수 뜬공, 이케다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해 실점없이 막아냈다.
한신전에서는 더 큰 위기였다. 7-3으로 앞선 8회말 무사 만루에서 정우영에 이어 등판했다. 첫 타자 대타 이토하라를 포크볼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3루 주자는 득점했지만, 최상의 결과였다. 2사 3루에서 와타나베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지난 3일 SSG 2군과 연습경기에서 대표팀 타자들 상대로 4실점(1자책)의 아쉬운 피칭을 했지만, 일본 프로팀과의 2차례 공식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만회했다.
원태인은 한신전에서 제구력 난조를 보인 구창모가 3회 2사 2,3루 위기를 맞이하자 구원 투수로 올라왔다. 한신 1군의 중심타자 사토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이노우에를 3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사 2루에서 유격수 땅볼, 1루수 땅볼로 위기를 벗어났다. 5회도 마운드에 올라 1루수 땅볼, 2루수 땅볼로 2아웃을 잡고 중전 안타를 맞자 2사 1루에서 교체됐다.
직구와 주무기 체인지업의 제구가 좋았다. 아웃카운트 6개 중 땅볼이 4개였고, 삼진이 2개였다.
김원중과 원태인은 이강철 감독이 강조한 체인지업, 포크 등 떨어지는 변화구를 지닌 땅볼 유도 투수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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