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한국은 9일 낮 12시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1차전 호주와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선발 투수로 고영표를 예고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2차례 평가전을 치르며 실전 감각을 최종 점검한 한국은 호주전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호주를 이긴 후 10일 일본전까지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땅볼러 투수들을 대거 투입해 호주의 득점을 봉쇄하고, '강철볼' 타선이 다득점에 성공하면, 투수력을 아껴 일본전까지 좋은 준비를 할 수 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호주전 승리에 집착해서, 여유있게 이기면 투수를 최대한 세이브해서 (다음날) 일본전에 투수를 올인하겠다”고 했다.
선발 고영표는 잠수함 투수로 투심과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던진다. 힘있는 호주 타자들을 상대로 땅볼 유도 능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월초 대표팀 최종 엔트리가 공개됐을 때, 이 감독은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체인지업, 포크볼 등 떨어지는 변화구를 주무기로 던지는 투수 위주로 뽑았는데, “호주전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영표는 KBO리그 선발 투수들 중에서 땅볼/뜬공 비율이 1위(1.86)다. 호주전 맞춤형 투수다.
WBC는 투구 수 제한이 있다. 1라운드는 최대 65개다. 고영표가 3~4이닝을 던진 후에는 베테랑 김광현, 양현종을 비롯해 ‘땅볼러’를 총출동 시킬 복안이다. 이용찬, 김원중, 고우석 마무리 요원들까지 전원 불펜 대기다.
이 감독은 김광현과 양현종 활용에 대해 "팀의 베테랑으로서 중요한 흐름을 끌고 가거나, 끊어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펜 투수로 활용할 뜻을 보였다.
또 호주전 투수 운용에 대해 “(호주전 투입) 선수를 적게 생각해 많은 이닝을 던져야 될 거로 생각했는데, 평가전을 하면서 2~3명이 추가됐다. 이닝을 짤라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잘 던지면 계속해서 던지게 하겠지만, 불펜 투수 숫자를 늘려 이닝 중간에 교체도 실시할 전망.
대표팀은 지난 6~7일 오사카에서 열린 오릭스, 한신과 평가전에서 황금 내야진의 수비력을 확인했다. 첫 경기 오릭스전에는 낯선 교세라돔 인조잔디에 적응하지 못해 유격수 자리에서 실책이 3개나 나왔다.
그러나 2번째 한신전에서는 실책이 하나도 없이 안정된 내야 수비 라인을 보여줬다. 3루수 최정, 유격수 김하성, 2루수 토미 현수 에드먼, 1루수 박병호의 황금 수비 라인은 대표팀의 장점이다.
특히 메이저리거 키스톤 콤비 김하성-에드먼은 이번 대회 최강의 수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하성의 폭넓은 수비 범위, 에드먼의 안정적인 풋워크와 포구는 땅볼 유도 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에드먼은 김하성과 호흡에 대해 “미국에서 2년간 김하성의 플레이를 계속 봐왔다. 수비가 굉장히 뛰어나고 범위도 넓은 것 같다. 항상 즐겁게 보고 있다”며 “이렇게 같이 좋은 콤비를 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좋은 분위기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수들이 호주 타선을 막으면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줘야 승리할 수 있다. 대표팀 타선은 역대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드먼과 김하성의 빅리거 테이블 세터, 이정후-김현수-박병호의 중심타선이 가동된다. 최정, 강백호, 나성범(박건우), 양의지가 6~9번으로 나선다.
이 감독은 “고루 분포된 빠른 발을 가진 선수, 장타력을 가진 선수 조화가 돼 있다”고 타선을 말했다. 홈런 등 장타력을 갖워 빅볼도 가능하고, 정교한 컨택과 빠른 발 그리고 작전 등으로 스몰볼도 가능하다.
평가전에서 양의지에게 페이크 번트 슬래시 작전을 내기도 했고, 주자가 3루에 있는 상황에서 벤치 작전 없이도 선수가 알아서 스퀴즈 번트를 대기도 한다.
KBO리그 최고 스타인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평가전에서 7타수 3안타(타율 .428)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15년의 풍부한 국가대표 경력을 자랑하는 김현수는 국제용 타자다. 박병호, 강백호, 최정 등이 장타를 터뜨린다면 대량 득점의 기대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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