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염경엽(55) LG 트윈스 감독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스승’이다.
지난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하면서 염경엽 감독과 인연을 맺은 김하성은 “처음 프로가 됐을 때부터 감독님이 저를 키워주셨고,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어릴 때부터 감독님은 저에 대한 플랜을 잘 짜주셨다. 처음에 잘 못하기도 했지만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면서 저만의 루틴을 만들었다. 그런 것들이 하나둘씩 정립돼 어릴 때부터 기본기 같은 부분들을 잘 다질 수 있었다. 진짜 감사한 분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 캠프 기간에도 김하성이 염 감독에게, 염 감독이 김하성에게 인사하기 위해 서로 LG와 샌디에이고 캠프지를 방문하는 등 끈끈한 사제의 정을 보였다.
염 감독은 LG에서도 김하성 같은 큰 선수를 키우고 싶어 한다. 당장 한국시리즈 우승이 지상 과제인 LG이지만 염 감독은 팀의 미래도 크게 그리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투수 강효종, 조원태, 박명근, 성동현, 유영찬, 야수 이재원, 송찬의, 손호영 등 젊은 선수들을 주목하며 이 선수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야구를 정립할 수 있게 공을 들였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해야 하는 야구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수나 타자 모두 캠프 와서 폼을 고민하거나 바꾸는 것은 없었다. 한 가지로 꾸준히 연습했고, 연습·시범경기에서 이런 과정을 체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선수들이 성공 체험으로 자신감을 얻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6명의 선수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차출됐지만 이 기간 염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실전 기회를 주면서 가능성을 보는 기회로 삼는다. 염 감독은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출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어떤 부분이 좋아지고, 안 좋은지 경기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걸 어떤 훈련으로 채워야 할지 정리할 수 있다. 4월에 (1군 전력으로) 들어오지 않을 선수는 2군에서 훈련하며 5~6월에 들어올 수 있게 부족한 부분을 더 훈련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시즌 중후반이나 내년 시즌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하성도 그런 과정을 통해 성장한 것이다. 감독은 그런 과정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2014년 김하성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해 훈련으로 보충 과정을 거쳤다. 5월부터 1군에 올라와 백업으로 경험을 쌓아 강정호가 MLB로 떠난 2015년부터 주전 유격수가 되는 준비를 했다. 당시 넥센도 시즌 막판까지 1위 싸움을 하면서 우승을 노리는 팀이었지만 미래 전력을 준비하는 과정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LG에서도 염 감독의 ‘투트랙’ 운영 전략은 계속된다.
염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시켜서가 아니라 본인들이 ‘꼭 성공해야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좋다. 결국 감독이나 코치는 지나가는 사람이다. (감독·코치가 있는 동안) 그때 뭐 어떤 것을 입혀주느냐, 지금하는 생각들을 야구 그만둘 때까지 가져갈 수 있게 만들어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렇게 선수들 스스로 하는 야구가 정립돼 하나하나 채워지면 팀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 그런 시즌과 팀컬러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