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선발에는 슈퍼 백업으로 응수…'8할 타율' 박건우, '좌완 저격수'로 출격하나 [오!쎈 도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3.09 06: 01

호주의 깜짝 선발 카드. 한국은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까. 준비된 슈퍼백업 박건우(33)가 전격 출격 명령을 받고 깜짝 카드에 응수하는 ‘저격수’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첫 경기 호주와의 경기를 치른다. 한국의 8강 진출 여부가 달린 최대 분수령이다. 
이강철 감독은 계속 함구하던, 그래도 예측 가능했던 고영표를 호주전 선발로 예고했다. 첫 경기 필승의 의지를 다지며이강철 감독은 WBC 조직위원회의 선발 투수 공식 발표 시간까지 침묵을 지켰다. 전력 노출 시간을 최대한 피하겠다는 의미였다.

6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에 참가한 한국대표팀이 오릭스 버팔로스와 연습경기서 내야 수비의 불안으로 2-4로 패했다.  한국 9회초 1사 2,3루 박건우가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2023.03.06/ spjj@osen.co.kr

하지만 호주는 경기 전날 일찌감치 한국전 선발 투수를 공개했다. 호주는 2000년생 좌완 잭 오로클린(23)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투수 엔트리 15명 중 6명을 좌완으로 채운 최종엔트리를 공개했을 때, 첫 경기 상대인 한국의 주력 좌타라인을 봉쇄하긴 의도로 풀이됐고 결국 그 의도를 선발 발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깜짝 선발 발표라고 할 수 있지만 대표팀도 나름의 대비를 했다. 우완 투수 중에는 KBO리그 한화에서 활약했던 워윅 서폴드가 선발 후보로 꼽혔다. 좌완 투수 중에 후보로 꼽힌 선수가 바로 오로클린이었다.  
오로클린은 196cm의 장신 투수로 스리쿼터 궤적의 투구폼을 갖고 있다. 3루 투구판을 밟고 대각선으로 궤적이 향한다. 좌타자들이 고전할 수 있는 유형이다. 2016년 호주프로야구(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에서 데뷔해 2017~18시즌을 마치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2018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루키 리그와 상위 싱글A를 오갔다. 2022년에는 상위 싱글A에서 27경기(6선발) 2승1패 평균자책점 4.01의 성적을 남겼다. 2022-203시즌 호주프로야구에서는 애들레이드 자이언츠 소속으로 7경기 선발 등판해 승리는 없지만 평균자책점 3.27를 기록했다. 
호주 잭 오로클린이 하프피칭을 하고 있다.2023.03.08/spjj@osen.co.kr
대표팀은 호주의 전력분석에 심혈을 기울였다. 밥 먹을 때나 훈련할 때 모두 호주 선수들의 영상을 틀어놓고 일상 속에서 전력분석이 이뤄지게 했다. 실제로 상대하면 또 다른 느낌이겠지만 눈에 익숙하게 만드는 게 우선이었다.
다만, 타순의 배열과 조합은 다른 영역의 문제다. 일단 현재 연습경기와 공식 평가전에서 주전 라인업은 사실상 고정이었다. 별 다른 변수가 없다면 지난 7일 한신과의 마지막 공식 평가전(7-4 승리)의 선발 명단이 베스트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상대 선발이 좌완 투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초 주전 우익수 자리에 좌타자 나성범을 낙점 했었다. 하지만 박건우의 타격감을 지나치기 힘들었다. 박건우는 연습경기를 거듭하면서 ‘슈퍼 백업’으로서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오사카 평가전을 앞두고 “선발이 좌완이냐 우완이냐에 따라 조금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박)건우가 워낙 컨디션이 좋아서…”라고 고민을 전하기도 했다. 박건우는 일본 입성 직전 국내에서 치른 SSG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2루타 2개) 4타점, 오릭스전 1타수 1안타 1타점, 한신전 1타수 1안타(2루타) 1타점 1득점으로 매경기 안타를 신고했다. 3경기 타율이 8할3푼3리, 5개 안타 중 장타가 무려 4개다. 
오로클린이라는 생소하지만, 그래도 예상은 했던 좌완 투수를 선발로 상대하게 되면서 ‘좌완 저격수’ 박건우의 출격 여부가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필승’만을 얘기하는 이강철 감독은 어떤 결단을 내리게 될까.
3루수로 출전한 대표팀 박건우가 수비를 준비하며 미소짓고 있다. 2023.03.03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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