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전 불펜 대기...원조 일본 킬러는 '결승 한일전'을 기다린다 [오!쎈 도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3.08 20: 00

"한일전 제가 나갈까요?"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투수조 최고참 김광현은 '일본 킬러' 적통의 계보를 잇는 투수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전 2경기 모두 등판해 호투하면서 일본을 공포에 떨게 했다. 
비록 2009년 WBC 1라운드 일본전에서 1⅓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고 콜드게임으로 이어지는 '아픔'의 역사가 있었지만 일본 킬러의 계보에 김광현은 빠질 수 없는 이름이었다.

6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에 참가한 한국대표팀이 오릭스 버팔로스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2회말 1사 한국 김광현이 두번째 투수로 나와 역투 하고 있다. 2023.03.06/ spjj@osen.co.kr

그만큼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한일전을 치를 도쿄돔을 바라보는 감정은 묘하다. 그는 도쿄돔 천장을 지그시 응시하면서 "도쿄돔이 저와 동갑이래요"라고 웃었다. 김광현은 1988년생이고 도쿄돔도 1988년 개장했다.
일단 김광현은 이번 대회에서 불펜으로 대기한다. 지난 6일 오릭스와의 공식 평가전에서 선발 소형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서서 불펜 투수 적응을 마쳤다. 한국의 모든 초점이 첫 경기 호주에 맞춰져 있다. 김광현도 그에 맞게 준비를 하고 있다. 
김광현은 "첫 날에는 일단 투수들 전부 대기를 한다. (다음날)선발 투수 빼고는 전부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라면서 "나도 한국시리즈에서 불펜으로 나갔었기 때문에 한국시리즈라는 생각으로 1이닝을 혼신의 힘을 다해서 던지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일전에 대한 기억이 많은 만큼 김광현이 다시 한일전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하지만 호주전에 총력전을 펼치면서 투구수가 많아지면 10일 열리는 한일전은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김광현의 생각도 한일전보다는 호주다. 호주전을 잘 풀어나가면 한일전에서도 좋은 결과가 따라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호주전을 이기면 좋은 분위기에서 일본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잘 된 일인 것 같다"라며 "모두 한일전에 포커스를 맞추는데 우리는 일단 호주전에 맞춰져 있다. 호주전 이기면 선수들이 편한 마음으로 일본이랑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일전은 항상 관심이 쏠리는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그래도 최대한 모든 경기 다 이길 수 있도록 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10일 한일전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다시 일본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대회 대진표대로라면 조별라운드 이후에 한일전이 열릴 수 있는 시나리오는 결승전 뿐이다. 김광현은 그 자리에 다시 설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김광현은 "제가 한일전 나갈까요?"라고 취재진을 향해 농담을 던진 뒤 "제가 운이 좋게 계속 한일전 등판 기회가 주어졌는데 잘 던질 때도 있었도 못 던질때도 있었다"라면서 "만약 한일전에 다시 나간다면 최선을 다해서 던질 것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예선전에 만나고 결승전에서 일본을 또 만나고 싶다. 그때 던지겠다"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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