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도 필사적이다. 그렇기에 한국은 더욱 경계하고 조심할 수밖에 없다. 두 대회 연속 한국의 WBC 여정의 발목을 잡았던 ‘1차전 악몽’을 이번에는 이겨낼 수 있을까.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호주와의 첫 경기를 치른다. 8강 진출, 나아가 4강 진출까지 최대 분수령이 될 경기다.
이강철 감독은 “전력상으로, 통계상으로 우리가 우위라는 평가가 있는데 야구는 모르는 것이다. 절대 강자와 싸우는 정신으로 임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그동안 국제대회 성적이 안 좋았다. 올해는 리그를 위해서 핸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서 부담을 안고서도 즐기는 자세로 더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호주전 필승의 각오를 전했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주장 김현수는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준비는 잘했다. 준비한대로 잘 안되더라도 꼭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라면서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가장 좋은 선수가 나올 경기가 첫 경기다. 어느팀이든 첫 경기가 중요하다. 꼭 잡아야 하는 경기”라고 호후전 필승을 다짐했다.
좌완 에이스 양현종 역시 “첫 경기가 중요하고 좋은 분위기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대회 끝까지 좋은 분위기 이어갈 수 있다. 가장 부담되는 경기지만 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 첫 경기를 제대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호주의 까다로운 투수들을 극복해야 한다. 호주는 투수 15명 중 6명을 좌완 투수로 뽑았다. 김현수, 이정후, 나성범, 토미 에드먼(스위치히터) 등 주축 타자들의 좌타자인 한국을 염두에 둔 엔트리 선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대표팀은 전력분석 당시부터 호주의 좌완 투수들을 최대 복병으로 꼽은 바 있다. 우려대로 호주는 한국전 선발 투수로 22세 좌완 영건 잭 오로린을 내세운다. 오로린은 2000년생 좌완으로 지난 2018년부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다. 지난해 상위싱글A에서 27경기(6선발) 2승1패 평균자책점 4.01의 성적을 남겼다. 2022-203시즌 호주프로야구에서는 애들레이드 자이언츠 소속으로 7경기 선발 등판해 승리는 없지만 평균자책점 3.27의 기록을 남겼다. 베일에 쌓인 투수를 낸 호주다. 호주도 작정했다고 볼 수 있다.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현수도 호주의 좌완 투수들을 경계한다. 김현수는 “까다로운 투수들이 많다. 좌완 투수들도 많아서 잘 준비해야 한다”라면서도 “무조건 이긴다”라고 강조했다.좌타자 나성범 역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것처럼 똑같다. 왼손 투수가 많지만 준비를 잘 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대표팀은 호주전 우려를 최소화 하기 위해 선수들이 밥 먹을 때나 훈련 할 때 모두 호주전 영상을 틀어놓고 훈련을 했다. 영상으로 익숙해 진다고 하더라도 또 실제로 만나면 또 생경한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한국은 2013년, 2017년 두 대회 연속 1차전에서 패하면서 악몽의 두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2013년 네덜란드에게 0-5로 완패를 했고 2017년에는 이스라엘에 1-2로 발목을 잡혔다. 낯선 상대 투수와 부담감 등 총체적 난국의 상황들이 겹치면서 1차전 악몽을 경험했다.
한국은 필승의 각오로 나서지만 호주도 만만치 않은 준비를 하고 맞불을 놓는다. 대표팀은 낯가림 없이 1차전을 맞이하기 위해 자나깨나 호주 분석에 열을 올렸다. 명예회복을 노리는 한국 야구는 WBC 1차전 징크스를 극복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첫 걸음을 제대로 내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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