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6~7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한신과 잇따라 평가전을 치렀다.
경기 전 애국가가 울릴 때,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은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올리고 태극기를 올려다봤다. 한국계 미국인인 에드먼은 대표팀 동료들과 같이 국기에 대한 경례 자세를 한 것.
에드먼은 한국인 어머니 곽경아 씨와 대학야구 코치인 아버지 존 에드먼 사이에 2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한국계 선수다. 풀네임은 토마스 현수 에드먼으로, 미들 네임에 한국 이름인 현수를 사용한다.
에드먼은 대표팀 유니폼에도 에드먼(Edman) 외에 한국 이름 현수를 의미하는 ‘H’도 같이 표기하고 있다. 이름 토미(Tommy)를 나타내는 ’T’와 함께 TH Edman으로 표기한다. 한국계 혈통의 정체성을 강조한 것.
WBC는 현재 국적과 관계없이 부모의 혈통, 출생지로 국적을 결정할 수 있고, KBO는 처음으로 한국계 외국인 선수로 에드먼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에드먼은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함께 대표팀 최초로 빅리거 키스톤 콤비를 이루고 있다.
7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한신과의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 나선 에드먼은 경기 소감으로 “먼저 한국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 자랑스럽다. 이 순간을 기다렸고 흥분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WBC 대회를 앞두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좋다”고 말했다. “대표팀으로 뛰는 것을 기대하고 설렌다”고 덧붙였다.
에드먼은 “애국가가 나올 때 가슴에 손을 얹는 것은 미국에서 항상 하는 것이라 의식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한국 대표의 일원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그 마음으로 가슴에 손을 얹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드먼은 2차례 공식 평가전에서 톱타자로 출장했는데, 안타는 치지 못했다. 오릭스전 4타수 무안타 1삼진, 한신전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땅볼 4개, 뜬공 1개, 삼진 1개였다.
그러나 2루 수비에서만큼은 빈틈없고 완벽한 내야를 구축했다. 유격수 자리에서 실책을 나왔을 때 에드먼의 2루는 흔들리지 않았다. 몇 차례 빠르고 어려운 땅볼 타구도 부드럽게 잡아 매끄러운 송구를 보여줬다. 오릭스전에서 8회까지 아웃카운트 24개 중 7개가 에드먼의 손을 거쳐갔다.
유격수 김하성과 메이저리거 키스톤 콤비는 대표팀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에드먼은 김하성과 호흡에 대해 “김하성은 미국에서 2년간 계속 플레이 하는 것을 봐왔다. 항상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하면서 봐왔다. 수비가 굉장히 뛰어나고 범위도 넓은 것 같다. 김하성 선수의 플레이를 항상 즐겁게 보고 있다”며 “이렇게 같이 좋은 콤비를 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좋은 분위기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5일 오사카 마이시마 버팔로스 스타디움에서 훈련 할 때였다. 에드먼은 김혜성과 같이 2루 베이스 옆에서 펑고를 받으며 수비 훈련을 했다. 이강철 감독은 에드먼을 향해 “현수”라고 불렀다. 그러자 에드먼은 고개를 돌려 이 감독을 쳐다봤고, 뭔가 지시를 받았다. 한국계 미국인 선수인 에드먼은 WBC 대표팀에 합류해 빠르게 ‘한국인 선수’가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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