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일본에 강한 면모를 뽐냈던 두산 이승엽 감독이 한일전을 앞둔 WBC 야구대표팀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특급 조언을 건넸다.
호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두산 이승엽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부임 후 첫 캠프 결산과 더불어 한국 WBC 야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 감독은 “WBC는 굉장히 중요하다. 잘하리라 믿는다. 지금 컨디션이 다 좋은 것 같은데 그 중 곽빈이 제일 좋은 것 같다”라고 웃으며 “국제대회는 원사이드 경기가 많지 않다. 아무리 전력 차이가 나도 한일전 같은 특수한 경기는 분위기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세계랭킹 4위)은 WBC 본선 1라운드에서 일본(1위), 호주(10위), 체코(15위), 중국(30위)과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8강행 티켓이 주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객관적 전력 상 호주와 2위 자리를 놓고 다툼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8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첫 경기 호주전은 오는 9일 도쿄돔에서 열린다.
국민타자 출신인 이 감독 또한 호주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감독은 “호주전은 이겨야 한다. 호주에서 경기를 해보니 좋은 선수들이 꽤 있었지만 어쨌든 방심하지 말고 1회부터 빨리 선취점을 내야 한다. 점수 차이가 난다고 해도 긴장을 풀면 안 된다”라며 “그런 경기는 잘못 말리게 되면 4~5회가 그냥 간다. 경기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하며, 조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강철호는 9일 호주전을 마치고 10일 일본과 대망의 한일전을 치른다. 일본은 투타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비롯해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등 수준급 선수들이 대거 발탁되며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일본이 역대 최고의 선수들이 나왔다고 하는데 전혀 위축될 필요가 없다. 일단 우리와 그들의 연봉 차이가 엄청 난다”라며 “우리는 몸뚱이 하나로 들이밀면 된다. 도쿄돔 5만 명 중 4만9000명이 일본 팬이겠지만 분위기에 압도되면 안 된다. 역으로 우리가 점수를 먼저 뽑으면 상대가 더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꿀팁을 공개했다.
대표팀의 키플레이어로는 1루수 및 지명타자 자원인 강백호를 콕 집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 감독은 “강백호의 경우 지난해 부진해서 연봉이 많이 깎였는데 이번 겨울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한 모습이다. 독기를 품으면 사람이 달라질 수 있다”라며 “중장거리 타자인 이정후와 달리 강백호는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다. 도쿄돔은 스윙 스팟에 맞으면 넘어간다. 정확도만 신경 쓰면 좋은 타구가 나올 것이다. 우리나라 야구를 위해 강백호가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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