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믿고 던지면 좋은 결과 나올 것 같습니다."
'안경에이스' 박세웅(28)이 WBC 대표팀의 마지막 공식 평가전 선발 투수로 나서서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박세웅은 7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WBC 공식 평가전 한신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21개에 불과했다.
포수에게 공을 받으면 속전속결로 다시 투구를 했다. 그리고 빠른 템포가 결과로 이어졌다. 박세웅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것저것 다 괜찮았다. 일단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했고 또 템포 자체도 길게 안 끌고 가고 포수에게 잡자마자 던지려고 했던 게 전체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체적인 감각은 많이 끌어 올렸다. 공인구 적응 역시 마찬가지였다. 잠시 애를 먹었지만 이날은 주무기 슬라이더를 위닝샷으로 활용하며 한신 타자들을 솎아냈다.
그는 "몸에 힘을 쓰는 느낌이나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페이스도 다른 정규시즌 때처럼 빠르게 끌어올렸고 몸 상태 모두 좋다"라면서 "공인구로 워낙 오랫동안 던졌고 계속 훈련할 때도 공을 가지고 다녔다. 애리조나에서 연습경기를 할 때는 빠지는 감이 있었는데 오늘 던졌을 때는 한국에서 던졌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났었다"라고 설명했다.
박세웅은 땅볼 비율이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투수다. 지난해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투수들 가운데서 땅볼/뜬공 비율은 고영표(1.8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1.76을 기록했다. 김하성과 토미 현수 에드먼이 지키는 메이저리거 철벽의 센터라인의 존재가 든든하게 다가올 수 있다. WBC 조별라운드에서도 '강철 내야진'을 믿고 던지겠다는 각오다.
그는 "제가 워낙 땅볼이 많은 투수다. 그리고 수비 자체도 견고한 선수들이다. 수비를 믿고 던지다 보면은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대회에서 어떤 보직을 소화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박세웅의 초점 역시도 호주전이다. 그는 "일단 호주전에 대한 분석을 많이 준비했다.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호주전이다. 호주전에 모두 대기를 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호주전에 집중한 뒤 그다음 한 경기 한 경기 풀어나가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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