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이 계속 뜨겁다. 그런데 이 선수들이 백업으로 나서야 하는 게 현재 ‘이강철호’의 딜레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7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WBC 공식 평가전에서 7-4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오사카에서 열린 오릭스, 한신과의 평가전에서 1승1패를 기록하고 결전의 땅 도쿄로 입성한다.
선발 박세웅이 2이닝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펼치고 내려갔다. 두 번째 투수 구창모가 ⅔이닝 2볼넷 2실점으로 흔들렸지만 원태인(2이닝 무실점) 등이 마운드에서 버텨줬다. 김윤식(1⅓이닝 무실점), 이의리(⅓이닝 무실점), 정우영( 등이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의 역전승 과정은 다소 찜찜했다. 확실한 적시타가 거의 없었다. 4회 1사 1,3루에서 박병호가 3루수 땅볼을 치면서 타점을 만들었다. 5회에는 무사 1,3루에서 강백호의 적시타로 동점에 성공했지만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김하성의 병살타와 상대 폭투로 4-2로 역전했다.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
그러다 다시 한 번 대량 득점이 터진 시점은 백업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투입된 8회부터였다. 8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혜성은 한신 투수 고바야시 케이스케의 패스트볼을 잡아 당겨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4차례 연습경기와 한국에서 치른 SSG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타율 6할4푼7리(17타수 11안타)를 기록 중인 김혜성이었다. 한국 타선에서 김혜성 만큼 뜨거운 타자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김혜성이 홈런포로 호쾌한 장타의 포문을 열었다. 바통은 박건우가 이어받았다. 박건우 역시 애리조나 연습경기부터 타격감이 좋았고 SSG 2군과의 경기에서도 3안타 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전날(6일) 오릭스와의 경기에서 경기 후반 등장해 9회 추격의 중전 적시타를 쳤고 이날 경기에서는 8회 무사 1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며 여전히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8회 두 선수의 장타 2방이 한국의 안정적인 승리에 힘을 보탰다.
도쿄 입성 직전까지 두 선수의 뜨거운 타격감이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김혜성의 2루 자리에는 토미 현수 에드먼이라는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2루수가 포진해 있고 박건우 역시 나성범과 이정후라는 좌타자들의 뒤를 받쳐야 한다. 박건우는 좌투수 상대 플래툰 선발로 나설 수는 있지만 주전이라고 볼 수는 없다.김혜성과 박건우라는 백업 선수들의 약진,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반갑지만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겨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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