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외국인투수 보 슐서(29)가 시범경기를 하기도 전에 개인 최고 구속에 도달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슐서는 빠른 적응 요인으로 손에 딱 맞는 KBO리그 공인구를 꼽았다.
슐서는 지난해 11월 총액 74만 달러(약 9억 원)에 KT와 계약하며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KT는 지난 3시즌 동안 에이스를 맡았던 ‘쿠바 특급’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슐서를 택했다.
슐서는 2017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10라운드로 입단해 마이너리그 5시즌 통산 133경기 25승 28패 4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데뷔, 10경기 22⅓이닝 19탈삼진 평균자책점 3.63으로 큰 무대를 경험했다.
슐서는 어떤 계기로 KT행을 결심하게 됐을까. 그는 “풀타임 선발투수로 나설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환경도 마이너리그 트리플A보다 KBO리그가 훨씬 낫다”라며 “친형이 LG 아담 플럿코와 친구인데 그에게 물어보니 KBO리그에 대해 좋은 말만 해줬다. 따라서 이적을 선택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슐서는 최고 구속 152km의 빠른 직구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슬라이더, 커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우완 정통파 투수. 그런데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NC와의 평가전에서 2이닝 무실점과 함께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 152km를 마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슐서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KT 선수들과 부쩍 가까워진 느낌이다. 좋은 것들을 많이 공유했다”라며 “여기 오기 전 미국에서 한국 코치들이 날 많이 가르치려고 할 것이라는 말에 걱정이 많았는데 KT 코치님들은 나와 생각, 방향성이 모두 같아서 너무 좋다”라고 KT 생활에 만족해했다.
KT 생활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선수는 한국 유경험자 웨스 벤자민이다. 벤자민은 지난해 대체 외국인투수로 합류해 빠른 적응과 함께 팀의 에이스로 도약한 터. 슐서는 “벤자민을 만난 게 너무 행운이다. 너무 훌륭하고 예의가 바른 선수다. KBO리그 문화, 타자에 대한 정보와 한국 예절을 많이 알려준다. 그가 좋은 어플을 소개해줘서 한국어 공부도 조금씩 하고 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경기장에서는 손에 딱 맞는 공인구가 그의 빠른 적응을 돕고 있다. 슐서는 “메이저리그보다 KBO리그 공이 내 손에 더 잘 맞는 것 같다.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잡았을 때 작게 느껴지는데 KBO리그는 그렇지 않다. 또 덜 미끄러워서 던지기 좋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슐서는 KBO리그의 열띤 응원 문화 또한 알고 있었다. 이 역시 KBO리그행을 택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됐고, 빨리 이를 접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슐서는 “한국 팬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이미 알고 있다. 미국은 뉴욕, 보스턴 빼고는 음료수를 마시면서 응원하는 조용한 문화가 있는데 한국은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게 응원하는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첫 시즌 벤자민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뤄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슐서. 이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그는 “난 항상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여기 계신 기자분도 본인의 직업을 좋아하겠지만 나 또한 직업 만족도가 매우 높다. 항상 어디서든 재미있고 활발하게 있으려고 한다. 내 직업이 다른 직업보다 수명이 짧기 때문에 최대한 즐기면서 공을 던진다”라고 낙천적인 태도를 보였다.
올해 목표는 KT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슐서는 “팀이 가을야구에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 팀이 가을야구에 갔다는 건 나 또한 제 몫을 했다는 이야기다”라며 “개인적으로는 하루하루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첫 경기보다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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