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투수가 되어 돌아왔다".
KIA타이거즈 간판타자 최형우(39)가 2년차 투수 최지민(19)의 구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작년과 비교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최지민은 2022 드래프트에서 강릉고 에이스로 2차 1번 지명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제구가 흔들리며 1군 경력이 6경기에 그쳤다. 평균자책점 13.50이었다.
시즌을 마치자 작심하고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리그에서 단련의 시간을 가졌다. 호주리그에서 외국인타자들을 상대로 평균자책점 1.47의 성적을 기록했다.
직접 최지민을 격려하기 위해 호주를 방문한 김종국 감독은 스피드업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148km까지 던지고 꾸준히 140km대를 찍었다"고 말했다. 얌전했던 투구폼도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에 넣었고 최지민의 구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실전도 치렀다. 롯데와의 경기에서 1⅔이닝을 소화했다. 영점이 잡히지 않아 볼넷과 사구를 내주었으나 흔들리지 않고 아웃카운트 5개를 연속으로 잡았다. 최고 145km의 구속을 기록했다.
김종국 감독은 "디셉션(팔을 감추는 동작)이 좋은데다 타자 앞에서 무브먼트가 상당하다. 직구, 변화구 모두 좋아졌다"며 평가했다. 불펜요원으로 기용할 예정이다. 구위가 워낙 좋아져 필승조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최형우는 "다들 질롱에 가더니 완전히 딴(다른) 투수가 되어 돌아왔다고 말한다.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느냐"며 박수를 보냈다.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 타자가 보기에도 구위 자체가 남달라졌다.
최지민은 "구속이 증가했는데 나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작년부터 트레이닝 파트에서 주는 훈련메뉴를 열심히 하다보니 공도 좋아지고 스피드도 올라갔다. 체중은 빠졌지만 근육량이 늘어난 것도 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분명히 호주리그를 뛰면서 달라진 것도 있었다. "실패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시즌때 못한 좌타자 몸쪽으로 확실하게 던졌다. 질롱코리아 5경기때 호주타자들이 내 공을 쉽게 못쳐서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폼도 와일드해졌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주어진 역할 최선을 다하고 싶다. 작년에는 도망가는 피칭을 했다. 올해는 자신있게 '칠테면 쳐라'라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던지겠다. 선배님들도 그런 조언을 한다. 호주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시즌에 들어가서 더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