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차전부터 세계적인 야구스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상대하게 된 중국 야구대표팀이 경기를 하기도 전에 백기를 든 모습이다.
딘 리로이 감독이 이끄는 중국 WBC 야구대표팀은 지난 6일 일본 미야자키 산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사회인야구팀 세이부가스와의 평가전에서 2-6으로 패했다.
일본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중국은 세이부가스보다 3개 많은 11안타를 쳤지만 득점권 빈타에 시달리며 2득점에 그쳤다. 딘 리로이 감독은 경기 후 “경기가 아쉬운 결과로 끝나고 말았다. 득점해야할 때 득점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수비에서는 좋은 점이 보였지만 공격은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라는 총평을 남겼다.
중국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WBC 1라운드에서 한국, 일본, 호주, 체코와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첫 경기인 9일 일본전을 시작으로 10일 체코, 11일 호주, 13일 한국을 차례로 만나는 일정이다. 중국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세계랭킹 30위에 위치한 약체로, 일본(1위), 한국(4위), 호주(10위), 체코(15위)를 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1차전 상대인 일본의 선발투수는 투타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오타니가 유력한 상황이다. 굳이 오타니를 내지 않아도 객관적 전력 상 압도적 우위에 있는 일본이지만 대회 첫 경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자 에이스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이에 딘 리로이 감독은 “만일 가능하다면 오타니가 구장으로 출근하는 택시나 버스가 늦어지길 바라고 있다”라고 웃픈 농담을 했다.
다만 그렇다고 경기를 포기할 수는 없다. 딘 리로이 감독은 “우리에게 첫 경기인 일본전은 도전이다. 많은 관중이 올 것이고, 우리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그 도전을 해보겠다. 이길 수 있는 기회를 틈틈이 엿보겠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스포츠호치는 “중국 대표팀의 오타니를 향한 발언이 언뜻 보기에 백기를 든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알 수 없다. 중국은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팀이지만 열심히 플레이하는 좋은 팀이다. 사무라이 재팬에게 방심은 금물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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