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시절 신재영보다 훨씬 더 좋은 구종을 갖고 있다.”
LG 트윈스 미국 스프링캠프의 유일한 신인이었던 박명근(19)이 염경엽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모습이다. 2023 신인 12명 가운데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 초청장을 받더니 금세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5선발 경쟁을 펼치는 영예를 안게 됐다.
미국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염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다들 박명근에 엄청 기대를 하고 있다. 나 또한 기대를 하고 있고, 코칭스태프의 평가도 되게 좋다”라고 캠프 최대 수확으로 박명근의 발견을 꼽았다.
박명근은 라온고를 나와 2023 신인드래프트서 LG 3라운드 27순위로 뽑힌 우완 사이드암투수다. 입단 당시만 해도 1라운드 포수 김범석과 2라운드 투수 김동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정작 1군 스프링캠프를 밟은 유일한 신인은 김범석도 김동규도 아닌 박명근이었다. 박명근은 빠른 캠프 적응은 물론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최고 146km의 직구와 함께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팀이 자신을 초청한 이유를 입증했다.
사령탑이 꼽은 박명근의 가장 큰 매력은 신인답지 않은 담대함이다. 염 감독은 “갖고 있는 구종, 매커니즘이 충분히 1군에서 통할 수 있다. 두산 최원준, 넥센 신재영보다 훨씬 더 좋은 구종 가치를 갖고 있다. 우타자, 좌타자를 가리지 않는다”라며 “이와 더불어 자기 공을 던진다는 게 대단한 장점이다”라고 칭찬을 늘어놨다. 신재영은 2016년 15승과 함께 신인왕을 거머쥔 바 있다.
박명근의 두 번째 장점은 타자의 타이밍을 흔들 수 있는 슬라이드 스텝. 염 감독은 “박명근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슬라이드 스텝을 갖고 있다. 한 바퀴 정도는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다”라며 “보통 직구는 1초30 정도에 던지면 되는데 박명근의 경우 1초 안에 던진다. 0.98초가 나온다. 가장 느린 커브가 1초15 정도 나오니 퀵모션이 엄청 빠른 것이다. 생각 이상이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 결과 박명근은 임찬규, 강효종, 김유영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5선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신인에게 하늘의 별따기인 1군 엔트리 합류는 이미 보장된 상태. 염 감독은 “박명근은 올 시즌 1군 엔트리에 포함돼서 선발이든 롱맨이든 역할을 부여받을 것이다. 5선발 후보에도 있다”라며 “시범경기를 통해 선발, 롱맨 중 어느 보직이 적합한지 판단을 내리겠다”라고 플랜을 공개했다.
이른바 염심을 사로잡은 박명근은 “아무래도 키(174cm)가 작고 사이드암이라 중간 보직을 예상했는데 선발 후보라고 말씀해주셔서 얼떨떨했다. 솔직히 크게 보여드린 게 없는데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셔서 감사했다”라며 “데뷔 시즌은 1차적으로 1군에서 오래 뒤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더 나아가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하다보면 (정)우영이 형처럼 신인왕도 한 번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본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