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세라 돔 전체가 오타니 쇼헤이(29)로 물들었다.
6일 일본대표팀과 한신 타이거즈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식 평가전이 열린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
이날 교세라돔 3층에서 WBC 관련 공식 굿즈 판매가 시작됐다. 일본대표팀과 관련된 굿즈가 단연 인기 상품이었고 굿즈를 사기 위해 일본 야구팬들은 새벽부터 교세라돔에서 ‘오픈런’ 웨이팅을 감수했다. 교세라돔은 아침부터 북적일 수밖에 없었다.
오후 12시부터 한국과 오릭스 버팔로스의 공식 평가전이 진행될 때 교세라 돔의 분위기는 잠시 조용했다. 팬들이 입장하기는 했지만 북적이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일본대표팀과 한신 타이거즈의 공식 평가전의 분위기는 달랐다. 관중 입장이 시작된 4시 30분 무렵부터 교세라돔 인근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관중석 곳곳이 빠르게 차기 시작했다. 일본의 대표 인기 구단이면서 또 일본 대표팀의 스타 선수들을 보기 위한 행렬이었다.
하지만 가장 관심이 쏠린 선수는 단연 오타니였다. 이미 나고야 반테린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프리배팅 훈련에서도 오타니를 향한 환호성은 돔을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였다. 오사카에서도 똑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오타니 열풍’은 나고야를 거쳐서 오사카를 거쳐서 WBC 본선 조별라운드가 열리는 도쿄까지 이어질 기세다.
일찌감치 들어찬 관중들은 자신들의 일에 집중하다가 오타니가 프리배팅을 위해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 고개를 모두 그라운드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모두 카메라를 꺼내서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을 영원히 담으려고 했다. 정말 모든 관중들이 오타니 한 명을 위해 기꺼이 들러리를 감수하고 환호성을 내지를 준비를 했다.
프리배팅을 위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같은 장면이었다. 그리고 오타니의 타구가 높이 뜨고 멀리 관중석을 향해 날아갈 때마다 환호성과 박수가 터졌다. 라스 눗바, 요시다 마사타카 등 다른 스타들도 있었지만 오타니의 함성에 비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이날 오타니는 24번을 타격해서 6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교세라돔 최상단까지 타구가 향하기도 했다.
오타니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은 경기 전에 더욱 집중됐다. 오타니가 루틴 훈련을 하는 장면을 전광판으로 모두 중계를 했다. 오타니가 화면에 잡히자 다시 환호성이 터진 것은 당연했다. 또한 경기 전 훈련 중 잠시 짬을 내서 3루쪽 가변 관중석에 앉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이 장면 역시 전광판으로 생중계됐다.
경기 전 선수 소개 시간에도 오타니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환호성과 박수를 받으면서 입장했다. 2017년 10월9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가 일본에서 치른 마지막 경기였던 오타니는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하며 1974일 만에 일본에서 공식 경기를 치렀다.
경기에 들어서자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MVP의 괴력을 선보였다.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1,3루 기회에서 한신 선발 사이키 히로토의 136km 포크볼을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폭발시켰다. 타이밍을 뺏긴 듯 무릎을 땅에 닿을 정도로 굽히면서 스윙을 했고 이게 정확히 컨택이 되면서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3번째 타석에서도 오타니는 괴력의 홈런포를 발사했다. 5회 2사 1,2루의 기회에 좌완 도미다 렌의 142km 패스트볼을 받아쳐 다시 한 번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연타석 스리런 홈런으로 교세라돔을 들끓게 했다. 오타니는 평소보다 더 과격한 셀러브레이션을 펼치면서 일본 대표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특히 방망이가 부러졌음에도 이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내보내는 파워를 과시했다. 오타니는 스스로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서 100%는 아니다”라면서 현재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다고 했지만 최고의 컨디션일 때 나올 수 있는 퍼포먼스를 과시했다.
경기 후 오타니는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섰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발언을 내뱉었다. 그는 이날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열린 ‘히어로 인터뷰’에서 “경기를 하면서 힘이 되고 있다”라면서도 “아직 응원이 부족하다. 더 큰 응원 잘 부탁드린다”라며 팬들의 응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교세라돔 오사카 팬들의 큰 환호성이 들렸다. 오타니도 손을 흔들면서 응원에 응했다”라고 전했다.
말 그대로 ‘온 세상이 오타니’였다. 아직 연습경기와 평가전만 펼쳤다. 과연 ‘우주대스타’가 된 오타니의 열풍이 어디까지, 그리고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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