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왕의 공백을 대비해야 한다. 이제 한국 WBC 대표팀의 뒷문은 누가 책임져야할까.
지난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공식 평가전에서 2-4로 완패를 당했다. 오릭스의 1.5군급 선수들을 상대로 수비 실책 3개를 남발하면서 완패했다. 9회 뒤늦게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패배보다 더 뼈아픈 것은 마무리 투수를 맡아줘야 하는 고우석의 부상 자진 강판이다. 이날 고우석은 7회 2사 3루에서 이용찬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라왔다. 첫 타자인 이시오카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8회에는 선두타자 사노에게 2루수 내야안타를 내줬고 기타 료타에게 희생번트를 대줬다. 문제는 1사 2루에서 차노와 상대하던 도중 발생했다. 고우석은 2스트라이크를 선점한 뒤 몸에 이상을 호소했다. 목을 계속 만지작 거리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트레이너가 마운드에 올라와 고우석의 상태를 체크했고 투구가 힘들다고 판단을 내렸다. 결국 곧장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경기 후 대표팀 관계자는 “뒷목에 우측 어깨쪽 근육통으로 아이싱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저녁 상태를 더 체크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고우석이 빠진다면 현재 불펜 에이스가 빠지는 것과 다름이 없다. 고우석은150km를 넘는 패스트볼 구위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상대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했다. 현재 고우석의 구위는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현재 WBC같은 국제대회에서는 힘으로 윽박지르면서 상대의 예봉을 차단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우석이 빠진다면 당장 팀의 손해다. 61경기 4승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의 기록으로 세이브왕에 올랐던 고우석의 부재를 누군가가 막아줘야 한다.
국내 10개 구단에서 가장 잘 던지는 불펜 투수, 그리고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모인만큼 대안 찾기는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당장 고우석만큼이나 리그에서 족적을 남긴 선배 투수들이 기다리고 있다. 통산 128세이브의 이용찬(34)과 단기간에 77세이브를 적립한 김원중(30) 모두 중요한 상황에서 투입될 수 있다.
아니면 소속팀 LG에서처럼 정우영이 부담을 함께 짊어지자고 할 수 있다. 정우영은 지난해 세이브 기록은 없지만 35홀드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감을 갖췄다. 다만 최상의 결과를 내야 하는 압박감 속에서 제대로 된 결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고우석의 부상 이탈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인데 타순의 걱정과 수비 포지션 정리 문제도 함께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 현재 이전보다 대회 본선라운드까지 더 적은 경기 수가 남았고 마땅히 테스트할 시간도 없다.
고우석 대안 찾기에 함께 골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우석은 멀티이닝도 각오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부상 날벼락이다.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이기에 과연 이강철 감독이 어떤 묘안을 찾아낼지 관심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고우석의 부상이 크지 않고 호주전까지 정상 컨디션을 찾는 것이다. 과연 고우석의 부상은 대표팀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