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절 3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빅게임 피처’ 매디슨 범가너(3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전형적인 ‘올드 스쿨’이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꼰대’ 스타일로 타자들의 배트 플립과 홈런 감상에 분노하며 예의를 강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메이저리그에 새롭게 도입된 피치 클락, 투수의 투구 시간 제한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나아가 사인 교환 장비인 ‘피치컴’을 부착하고 던지는 것에도 흥미를 보였다.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상대로 올해 시범경기 첫 등판을 가진 그는 ‘애리조나 센트럴’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이 같은 규칙을 따르고 있다. 난 여전히 30년 전 야구로 돌아가고 싶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였다.
이어 범가너는 “지금까지 나의 커리어에서 바뀐 모든 규칙 중 피치 클락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이것이 나의 투구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며 경기 속도를 높이기 위한 변화도 환영했다.
이날 범가너는 벨트에 피치컴을 달고 던졌다. 피치컴은 투수와 포수의 사인 교환을 위한 장비로 사인 훔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됐다. 포수가 손목 패드에 버튼을 누르면 수신기를 통해 투수가 착용한 모자에 붙은 작은 스피커에 구종과 코스가 전달됐다. 올해는 투수도 피치컴을 부착해 포수에게 먼저 사인을 보낼 수 있도록 시범경기에 시험 중이다.
범가너는 “피치컴을 써보니 좋다. 오늘은 벨트에 달고 했지만 다음에는 글러브에 붙일 수도 있다”며 “마이크를 갖고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면 완벽할 것 같다.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스피드업을 위한 리그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봤다.
이날 범가너는 3이닝 2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겨우내 체중도 감량한 범가너는 “어릴 때를 제외하고 커리어 내내 나의 체중은 240파운드(108.9kg)에서 260파운드(117.9kg) 사이에 있었다. 지금은 240파운드에 가까워졌다”며 “오랜만에 확실히 건강하고 튼튼하다”고 몸 상태에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2019년 12월 애리조나와 5년 8500만 달러에 FA 계약한 범가너는 지난해까지 3년간 15승29패 평균자책점 4.98로 기대에 못 미쳤다. 3년 내리 규정이닝 미달이었고, 지난해 후반기 11경기 2승6패 평균자책점 6.50으로 하락세가 뚜렷했다. 반등이 필요한 범가너는 “지난 몇 년간 이곳에서 보낸 거의 모든 시간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나간 것보다 올해와 앞으로에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