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원 높은 수준의 평가전 상대는 달랐던 것일까. 한국 WBC 대표팀이 향후 일본 대표팀 투수들의 주무기라고 할 수 있는 ‘포크볼’에 대한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았다. 그리고 타선 연결에 대한 고민도 한 번 곱씹어보게 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은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공식 평가전에서 2-4로 완패를 당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의 패인은 오지환과 김하성 등 유격수 자리에서 내준 3실책이었다. 실책 3개가 실점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타선도 산발적인 안타로 유기적인 연결이 되지 않은 것도 있었다. 1회 김하성과 김현수의 안타로 2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점수를 뽑지 못했다. 2회 나성범, 3회 이정후가 안타를 터뜨렸지만 모두 2사 후였다. 5회에는 1사 후 오지환이 좌선상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에드먼이 포수 야수선택으로 출루해 1사 1,3루 기회를 잡았지만 김하성이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 기회가 무산됐다. 9안타 1득점.
무엇보다 패스트볼 대처는 괜찮았지만 일본 투수들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포크볼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구로키 유타는 올해 8년차 투수. 2017~2018년 2년 간 94경기를 던진 뒤 4년 동안 1군에 복귀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불펜으로 27경기 2승2패 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36의 성적을 남겼다.
이날 경기는 선발로 나와서 5이닝 56구 6피안타 4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주무기로 볼 수 있는 공은 포크볼이었다. 일본프로야구 데이터통계사이트 ‘베이스볼데이터’에 의하면 구로키의 지난 시즌 포크볼 피안타율은 불과 8푼3리에 불과했다.
표본 자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러한 투수를 상대로 한국 타자들은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타이밍 자체가 맞지 않았고 헛스윙 비율이 많았다. 9회에 연속 안타로 점수를 뽑아내긴 했지만 초반부터 타선을 공략하지 못한 것은 패인으로 봐야 했다.
이강철 감독은 오릭스, 한신과의 두 번의 평가전에서 “좋은 투수들이 나오지 않나”라면서 이전 연습경기보다는 한 단계 높은 투수들과의 리허설을 내심 기대했다.
물론 결과는 1득점 완패로 만족스러울 수 없었다. 하지만 조별라운드를 앞두고 긴장감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