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한국 WBC 대표팀의 주전 2루수가 된 토미 현수 에드먼(28)은 순발력과 수비력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재차 알렸다. 혼돈스러운 순간에도 믿음직스러운 존재라는 것도 확인했다.
에드먼은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식 평가전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경기에 1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 메이저리거로 지난 2021년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도 최정상급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수비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21년 디펜시브 런세이브(DRS)는 +6, 2022년에는 +12를 기록했다.
에드먼과 김하성이 지킬 키스톤콤비는 미국 현지에서도 대회 최강의 수비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이강철 감독이 땅볼 유도형 투수들을 대거 발탁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여러모로 에드먼의 합류는 천군만마였다.
에드먼은 지난 1일 대표팀에 합류한 뒤 이날 첫 실전 경기를 뛰었다. WBC 조직위원회의 방침에 따라서 메이저리거들은 WBC가 인정한 공식 평가전에만 나설 수 있었다. 지난 4일 SSG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나서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몸 상태는 문제 없다고 평가했고 스스로도 자신했다. 이날 첫 경기 수비에서 몸놀림은 가벼웠다. 1회 무사 1루 아다치 료이치의 타석에서 오릭스 벤치는 히트 앤드 런 작전을 걸었다. 투수 키를 넘기는 큰 바운드로 2루수 쪽으로 타구가 느리게 굴러갔다. 도루 베이스 커버를 위해서 2루로 향하던 에드먼은 곧장 방향을 틀었다. 접전이 될 수도 있었던 타구였지만 에드먼이 순발력을 발휘해 타구를 쫓아갔고 안정적인 토스로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2회에는 유격수 오지환이 연속으로 실책을 범하면서 실점이 늘어났다. 그러나 2루수 에드먼이 길어질 수 있었던 이닝에 종지부를 찍었다.
0-3으로 끌려가던 2회말 2사 3루에서 아다치 료이치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으로 걷어낸 뒤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화려하면서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과시했다. 이후 에드먼은 흠 잡을 곳이 없는 수비력을 보여줬다. 타석에서는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지만 수비에서 가져다주는 안정감을 더 높이 평가해야 했다.
이날 유격수 자리에서만 오지환과 김하성이 연거푸 3개의 실책을 범했고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걱정거리가 늘 수밖에 없었던 첫 공식 실전 경기에서 에드먼이 안정적으로 내야 사령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확인했다. 에드먼이 정상적인 몸 상태에 부드러운 몸놀림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그나마 안도할 수 있었던 첫 실전 경기였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이날 수비 실책이 연거푸 나오는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0-4로 완패를 당했다. 오는 7일 한신 타이거즈와 2차 공식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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