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염경엽 감독이 스프링캠프 최대 수확으로 꼽은 신인 사이드암투수 박명근(19). 캠프에서의 인상적인 투구에 힘입어 데뷔 첫해 5선발 경쟁을 펼치게 됐지만 정작 본인은 덤덤한 모습이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염 감독은 이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박명근은 올 시즌 1군 엔트리에 포함돼 선발이든 롱맨이든 어떤 역할이 주어질 것이다. 5선발 후보까지 보고 있다”라고 신인 투수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박명근은 라온고를 나와 2023 신인드래프트서 LG 3라운드 27순위로 뽑힌 우완 사이드암투수다. 입단 당시만 해도 1라운드 포수 김범석과 2라운드 투수 김동규가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정작 1군 스프링캠프를 밟은 유일한 신인은 김범석도 김동규도 아닌 박명근이었다. 박명근은 LA 다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최고 146km의 직구와 함께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초청 이유를 입증했다.
6일 공항에서 만난 박명근은 “이렇게 멀리 가서 전지훈련을 한 게 처음이었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한 것도 처음이었는데 부상 없이 잘 마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처음에는 잘 몰라서 어색했지만 두 턴 정도 지난 뒤 형들과 대화도 나누고 시야도 넓어졌다. 야구장에서 내가 뭘 해야하는지 알게 된 시점부터 어렵지 않았다”라고 첫 스프링캠프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을까. 박명근은 “선배님들이 운동을 각자 알아서 하는 게 가장 크게 달랐다. 운동 시설도 당연히 차이가 났고, 학교 다닐 때는 운동장까지 거리가 꽤 됐는데 프로는 가까웠다. 거리까지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라고 신기해했다.
프로 적응에 큰 도움을 준 선수로는 같은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을 비롯해 강효종, 조원태 등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는 선배들을 꼽았다. 박명근은 “(정)우영이 형이 국가대표에 가기 전까지 캐치볼 파트너를 해줬고, 이후 다른 형들과 번갈아가며 캐치볼을 했다. 또 나이가 어린 형들과 같이 다니면서 적응에 큰 도움을 받았다. 함께하는 일도 많고, 함께 다닐 일도 많았다”라고 언급했다.
데뷔 첫해 5선발 경쟁을 펼칠 것으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1군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첫해 더 큰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박명근은 “아무래도 키(174cm)가 작고 사이드암이라 중간 보직을 예상했는데 선발 후보라고 말씀해주셔서 얼떨떨했다”라며 “솔직히 여기 와서 크게 보여드린 게 없는데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셔서 감사하다.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좋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이제 오는 13일 시범경기부터는 수많은 관중 앞에서 5선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걱정은 없다. 이미 야구 예능프로프램 ‘최강야구’를 통해 비슷한 분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박명근은 “작년에 최강야구에서 관중 있는 가운데 경기를 해봤는데 확실히 관중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확실하게 느꼈다.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반대로 기대도 된다. 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박명근에게 끝으로 데뷔 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는 “1차적으로 1군에서 오래 뒤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더 나아가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하다보면 (정)우영이 형처럼 신인왕도 한 번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본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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