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말씀 덕분에 시즌 준비를 더 잘한 느낌이다.”
LG 트윈스의 우승을 위해 군 입대를 미루고 팀에 전격 잔류한 ‘잠실 빅보이’ 이재원(24). 상무로 향할 적기를 놓쳐 아쉬움이 남을 법도 했지만 스프링캠프를 통해 그 아쉬움은 금세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KBO리그 대표 홈런왕 박병호(KT)를 키운 염경엽 신임 감독을 만나 자신감을 확실히 얻었기 때문이다.
이재원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 시즌은 솔직히 기대가 된다. 나도 좀 뭔가를 해보고 싶다”라며 “나를 비롯해 팬들, 감독님, 코치님이 모두 기대를 하시는데 거기에 맞춰서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캠프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재원은 서울고를 나와 2018 신인드래프트서 2차 2라운드 17순위로 트윈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때부터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은 그는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거쳐 1군 데뷔 3년차인 지난해 마침내 첫 두 자릿수 홈런(13개)을 치며 잠재력을 터트렸다. 이후 상무 서류 전형에 합격해 군 입대를 눈앞에 뒀지만 팀의 우승을 위해 작년 11월 말 입대를 전격 연기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입대 연기의 아쉬움을 털고 자신감을 끌어올린 이재원. 그 뒤에는 과거 넥센 사령탑 시절 박병호의 거포 본능을 깨웠던 염 감독 특유의 노하우가 있었다. 이재원은 “감독님께서 캠프 하는 내내 올해 144경기를 다 나가야한다고 말씀해주셔서 준비를 더 잘했던 것 같다. 다른 해보다 올해가 정말 준비가 더 잘 됐다. 또 마음도 많이 편해졌다. 스스로 조급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재원은 홈런타자가 되기 위해 스윙에도 변화를 줬다. 그는 “원래 조금 얹혀서 치던 걸 살짝 올려치는 걸로 바꿨다. 이게 잘 통해야하는데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잘 되면 대박이지만 안 되면 원래대로 돌아와야 한다”라며 “더 편하게 치기 위해 폼을 바꿨다고 보면 된다. 얹혀서 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씀하셔서 타율을 더 높이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재원은 캠프 도중 옆구리 담 증세를 호소하며 마지막 두 턴을 소화하지 못했다. 다행히 지금 상태는 괜찮다. 염 감독은 “시범경기에 충분히 출전할 수 있다. 다만 천천히 갈 것이다. 타자는 10경기 정도만 소화하면 시즌 준비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재원은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내일(7일) MRI를 촬영하러 가는데 괜찮을 것 같다”라며 “다치기 전까지는 되게 좋았다. 수비도 많이 했고, 타격 쪽에서의 결과도 괜찮았다. 이제 경기에서 이걸 입증해야하는데 연습경기 하기 전에 다쳐서 조금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외야수가 주 포지션인 이재원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이번 캠프서 1루수로 변신했다. 이재원의 1루수 정착은 개인뿐만 아니라 LG 또한 바라는 점. 이재원은 서울고 시절 2학년 때까지 1루수를 소화하다가 3학년 때 외야수로 전향했다.
이재원은 “솔직히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는데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더블플레이가 조금 힘들었다”라며 “그래도 김일경 코치님께서 하나부터 열까지 잘 알려주신 덕분에 캠프 기간 동안 많은 걸 배웠다. 이제 실전경기에서 배운 걸 입증해야 한다. 그래도 완전히 새로운 느낌은 아니라서 마음은 편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