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불참하며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준비 중인 일본인 투수 센가 고다이(30·뉴욕 메츠)가 시범경기에서 첫선을 보였다.
센가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쉐보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1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메츠가 7-1로 승리하면서 선발승을 챙겼다.
1회 시작이 불안했다. 브렌든 도노반과 타일러 오닐에게 연속해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폴 골드슈미트를 유격수 내야 뜬공, 놀란 아레나도를 우익수 뜬공, 조던 워커를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넘어갔다. 일본 시절 ‘유령 포크볼’이라고 불린 주무기가 통했다.
2회에는 놀란 고만을 7구 승부 끝에 94.6마일(152.2km) 하이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잡았다. 알렉 버럴슨을 2루 땅볼 처리하며 가볍게 투아웃을 잡았지만 트레스 바레라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고 첫 실점했다. 3구째 커브가 몸쪽 높게 들어가는 실투가 됐다.
하지만 다음 타자 메이신 윈을 2루 내야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2이닝으로 등판을 끝낸 센가는 총 투구수 42개로 스트라이크 24개, 볼 18개. 최고 98.6마일(158.7km), 평균 96.9마일(155.9km) 포심 패스트볼(20개) 외에 스위퍼로 분류된 고속 슬라이더(10개), 커터(8개), 포크볼(4개)을 구사했다. 경기 초반 제구가 불안했고, 실투로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빠르고 힘 있는 패스트볼과 포크볼이 위력적이었다.
경기 후 센가는 ‘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첫 경기라서 긴장하진 않았지만 피치 클락에 신경을 많이 썼다. 골드슈미트, 아레나도 같은 대단한 타자들과 승부하게 돼 흥분됐지만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없었다. 마운드에서 몇 초 남았는지가 머릿속에 가득했다. 5초 정도 남았을 때 서두르기도 했지만 조듬씩 익숙해지고 있다. 좋은 경험이 됐다”며 올해 도입된 투구 제한 시간을 의식했다고 밝혔다.
벅 쇼월터 메츠 감독은 “센가는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모두 보여줬다. 그에게 의미 있는 순간이었는데 좋은 경기를 했다. 자랑스럽다. 패스트볼은 알려진 대로 견고했고, 오프스피드 투구와 변화구 모두 좋았다. 투구 레퍼토리가 마음에 들었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센가는 일본프로야구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이다. 고교 시절 뒤늦게 투수를 시작하면서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했고, 2010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2군에서 육성 과정을 거쳐 2012년 1군에 데뷔했고, 2013년부터 불펜 필승조로 1군에 자리잡았다. 이어 2016년 선발로 보직을 바꿔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일본 대표 투수로 성장했다.
지난해까지 소프트뱅크에만 몸담은 센가는 일본에서 11시즌 통산 224경기(1089이닝) 87승44패1세이브20홀드 평균자책점 2.59 탈삼진 1252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해외 FA 권리를 행사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메츠와 5년 7500만 달러(약 975억원) 거액에 계약하며 핵심 선발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