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KBO리그에서 5년째를 맞이한 에릭 요키시(34·키움)는 케이시 켈리(LG)와 함께 현역 외국인 선수 중 최장수다. 지난겨울 메이저리그 복귀설이 계속 흘러나왔지만 키움과 일찌감치 재계약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11월말부터 미국 언론에서 마이애미 말린스,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요키시에게 관심을 보인 팀들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면서 복귀설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던 요키시는 “내가 메이저리그에 간다는 이야기는 전부 다 루머였다. 실제 오퍼는 없었고, 키움에 다시 오게 돼 기쁘다”고 일축했다.
지난 2019년 처음 키움과 계약할 때만 해도 50만 달러로 외국인 최저 연봉 선수였던 요키시는 올해 150만 달러로 5년 만에 몸값을 3배 불렸다. 4년간 통산 118경기(707⅔이닝) 51승33패 평균자책점 2.71 탈삼진 541개로 이 기간 리그 전체 이닝 2위, 다승·탈삼진 3위, 400이닝 투수 21명 중 평균자책점 1위로 꾸준하게 활약했다.
요키시는 “한국에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몰랐다. 처음 올 때만 해도 길어야 2년 정도라고 생각했다.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 오래 있기 쉽지 않은데 기회를 준 키움 구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5년째 장수 비결에 대해선 “꾸준함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뿐만 아니라 켈리나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처럼 오래 하는 선수들을 보면 각자 알아서 첫 경기에 맞춰 몸을 잘 만들어 온다. 준비를 잘하니 현장에서도 신뢰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역대 KBO리그에서 가장 오래 활약한 외국인 선수는 지난 2011~2018년 두산, KT에서 8시즌을 뛴 투수 더스틴 니퍼트. 켈리와 함께 니퍼트의 최장수 기록을 넘볼 후보인 요키시는 “앞으로 얼마나 더 한국에서 야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까지도 1년, 1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외국인 선수는 매년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일단 올 시즌 잘하는 게 우선이다”는 현실적 답을 내놓았다.
키움에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에게도 비슷한 조언을 한다. “매년 팀을 거쳐가는 외국인 선수에게 항상 해주는 말이 있는데 바로 ‘현재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먼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지금 있는 순간을 즐기며 어떤 야구를 해야 하는지 집중하라는 조언을 해준다”는 것이 요키시의 말.
이어 그는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는 선발로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존을 공략하며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져야 한다는 조언을 후라도에게 말해주고 있다. 후라도와 함께해보니 한국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준비 자세를 갖추고 있다”고 기대했다. 후라도도 “요키시에게 한국 야구에 대해 자유롭게 많은 질문을 하면서 도움받고 있다. 긴 이닝을 던지는 데 초점을 맞춰 책임감을 갖고 준비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