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LG' 눈물의 이적이 꿈 이룰 기회로..."선발 도전해보고 싶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3.06 05: 40

“선발을 한번은 도전해보고 싶었다.”
LG가 지난해 11월말 롯데로 FA 이적한 포수 유강남의 보상선수로 좌완 투수 김유영(29)을 지명할 때만 하더라도 ‘불펜 보강’으로 평가됐다. 지난 2014년 프로 데뷔한 김유영은 롯데에서 1군 통산 197경기 중 196경기를 구원으로만 나선 전형적인 불펜투수였다. 선발등판은 지난 2017년 6월14일 사직 KIA전(5이닝 1실점)이 유일했다. 
하지만 LG는 ‘필요에 따라 선발투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김유영 지명 배경을 밝혔다. 염경엽 LG 감독은 불펜뿐만 아니라 선발이나 롱릴리프로서 김유영의 가능성을 봤고,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도 5선발 후보 중 하나로 경쟁시켰다. 

LG 김유영이 1회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3.02.26 /jpnews@osen.co.kr

LG의 첫 실전이었던 지난달 26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도 선발로 나섰다. 당시 2이닝을 던지며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1회 2사 1루에서 KIA 출신 로저 버나디나를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처리하기도 했다. 
김유영은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 결과를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나쁘지 않아 좋게 생각한다. (상대 팀에) 버나디나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웃은 뒤 “슬라이더뿐만 아니라 커브나 체인지업까지 던지며 체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롯데에서 불펜으로 짧게 던지며 직구, 슬라이더 투피치에 가까웠지만 올해는 선발로 준비하면서 구종 다양화에도 신경쓰고 있다. 그는 “직구 다음에 슬라이더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제는 커브나 체인지업까지 모든 구종 완성도를 높여야 선발로서 자격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LG 김유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3.02.26 /jpnews@osen.co.kr
대부분 투수들이 그렇듯 김유영도 선발을 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한번은 도전해보고 싶은 자리였다. 이렇게 선발로 기회를 주셔서 설레고 재미있다”는 김유영은 “중간에선 타이트한 상황이 많아 윽박질러 막아야 한다면 선발은 경기 운영이 중요하다. 그런 점이 중간과 다른 선발은 매력이고, 저한테도 맞지 않나 생각한다. 빠른 카운트에 공격적으로 승부하면서 긴 이닝을 던지려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전에도 2이닝 동안 투구수가 27개에 불과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4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롯데에만 9년을 몸담았던 김유영은 선수단과 작별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정이 든 고향팀을 눈물로 떠났지만 새로운 팀 LG에서 선발 꿈을 이룰 기회를 잡았다. 
LG 김유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3.02.26 /jpnews@osen.co.kr
롯데 시절에는 지난 2017년 준플레이오프가 가을야구 경험의 전부였지만 올해 LG는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여러모로 김유영에게 동기 부여가 된다. 그는 “LG는 우승을 바라보는 팀이다. 아무래도 훈련 분위기나 선수들의 자세에 활력이 넘친다. 나도 활기찬 분위기에서 기분 좋게 한다”며 “4월 시즌에 맞춰 변화구 완성도를 높이고 몸 상태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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