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적생들이 스프링캠프부터 한껏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벌써부터 윈윈 트레이드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지난해 11월10일 KIA와 한화는 오프시즌 1호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KIA가 내야수 변우혁(23)을 받는 조건으로 한화에 투수 한승혁(30), 장지수(23)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타선 보강을 필요로 한 KIA와 강속구 투수를 찾던 한화의 니즈가 맞아떨어져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스프링캠프 준비 과정부터 양쪽 모두 트레이드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9년 한화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으나 꽃피우지 못한 변우혁의 잠재력이 KIA에서 꿈틀대고 있다. 첫 실전이었던 지난달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에서 가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이의리에게 홈런을 터뜨리며 껍질을 깨기 시작했다.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온 뒤에도 연습경기 3게임에서 9타수 3안타 1타점 2볼넷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삼성전에서 안타 2개를 모두 2루타 장타로 장식했고, 3일 롯데전에선 1안타 1볼넷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5일 삼성전도 교체로 나와 볼넷을 골라내 4경기 연속 출루.
1루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단숨에 주전 경쟁에 뛰어들었다. 1루수 황대인, 지명타자 최형우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스스로도 “이적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다. 트레이드가 동기 부여가 됐다. KIA에서 나를 원했고, 기분 좋은 책임감이 생겼다”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변우혁이 장타를 펑펑 터뜨린 사이 한승혁도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치른 네덜란드 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6회 구원으로 첫 실전을 가졌다.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당시 최고 구속은 151km.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와서도 안정감을 이어갔다. 5일 롯데와의 연습경기에 6회 구원으로 나선 한승혁은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 153km로 기어를 올렸다. 첫 경기 13구에 이어 이날도 12구에 불과한 투구수에서 나타나듯 공격적인 투구로 이닝을 ‘순삭’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KIA에 입단한 한승혁은 12년간 꾸준히 기회를 받았지만 기대했던 성적은 내지 못했다. 어느덧 서른의 나이에 새 팀에서 전환점을 맞이한 그는 “트레이드는 내게 큰 기회다. 대전야구장도 포수 뒤 공간이 넓지 않아 조금 더 집중이 잘된다. 내게 좋은 여건이다”고 반겼다. 7살 어린 변우혁에 비해 빨리 실적을 내야 할 부담은 있지만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한화 마운드 만능키로 새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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