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빼니 좋아졌다".
KIA타이거즈 좌타 유망주 김석환(24)이 스프링캠프 오키나와 리그에서 뜨거운 타격을 하고 있다. 삼성과의 첫 경기에서 2루타와 득점타를 날리더니 롯데전에서는 삼진 삼진을 먹고 득점타와 140m짜리 우중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입단 이후 이렇게 뜨거운 캠프는 없었다. 기대감도 동시에 확 올라갔다.
오키나와 킨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만난 김석환은 "작년보다는 좀 더 힘을 빼는 법을 알았다. 경기 때 치다보니 힘을 빼고 스윙이 세게 안돌아간다. 이것이 바뀌었다. 항상 코치님과 선배님들이 너무 세게 돌린다는 말을 들었다. 편하게 임팩트만 주면서 선구안 여유도 생기고 타석에서 편하게 들어간다"고 말했다.
작년 시범경기에서 3할타율을 기록하며 개막전 선발라인업 좌익수로 출전하는 기회를 얻었다. 제2의 이승엽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한 달동안 1할7푼3리의 저조한 타율에 그치며 주저앉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폭격수준의 타격을 했지만 막상 1군에 올라오면 타석 기회가 흔치 않아 자기 스윙을 하기 어려웠다.
사실 2017년 입단 이후 김석환은 1군 경험이 많지 않았다. 2018년 1군 2타석, 병역을 마치고 돌아온 2021년에는 5경기 20타석이었다. 22타석이 전부였던 김석환에게 1군 투수들의 100% 공을 상대해보자 결과가 좋을 수가 없었다. 시행착오였지만 귀중한 경험이기도 했다.
"작년 부진을 통해 야구기술 보다는 멘탈을 얻었다. 너무 아쉬운 시즌이었다. 하고 싶은 것 반도 못해보고 끝났다. 올해는 미련없이 해보자. 캠프 시작부터 그런 마음을 가졌다. (질롱코리아에서) 단점이었던 부분을 피드백 받아 원없이 쳐보자고 했다. 거기서부터 타격의 매커니즘 준비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두 명의 타격스승을 만났다.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서는 이병규 감독(현 삼성수석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KIA에서는 이범호 타격코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레전드 코치들이 똑같은 주문을 들었다. 바로 힘 보다는 타격의 타이밍이 맞추라는 주문이었다.
"(이병규) 감독님은 '힘이 있는데 굳이 세게 돌리냐. 힘 빼고 타이밍 맞춰 퉁퉁치면 된다'고 지적하셨다. 캠프에서 코치님은 '폼이 아무리 좋아도 타이밍 맞아야 칠 수 있다. 투수와 싸움은 타이밍 싸움이다'고 강조하신다. 계속 타이밍에 신경을 많이 쓰니 좋아진다"며 웃었다.
김석환은 아직 포지션이 없다. 오키나와 실전에서는 좌익수로 출전하고 있다. 1루수 훈련을 하고 있다. 외야 한 자리를 놓고 이창진 김호령, 이우성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1루쪽은 황대인과 변우혁이 도사리고 있어 쉽지 않다. 결국은 타격이 되어야 한 자리를 접수할 수 있다.
김석환은 "현재의 타격 컨디션을 이대로 쭉 가고 싶다. 야구장에서 미련없고 후회없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타석이든 수비이든 준비 잘해서 밀고 나가면 될 것 같다"고 희망했다. 벌써 입단 7년차이다. 1군에서 생존해야 모든 것이 가능한 일이다. 김석환에게 하루하루가 절실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