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정후 아빠라고?”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연습경기.
이날 네덜란드 대표팀에 전격 합류한 메이저리그(MLB) 9시즌 통산 78홈런 외야수 주릭슨 프로파(30·FA)가 경기 전 1루 베이스코치를 보러 나가던 이종범(53) LG 주루코치와 스치듯 지나가며 몇 마디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근 지역 피오리아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캠프에서 훈련을 마친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히어로즈 시절 ‘스승’ 염경엽 LG 감독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날 경기 중 구장을 직접 찾았고, 3루 LG 덕아웃 뒤쪽에서 프로파와도 반갑게 해후했다. 두 사람은 지난 2년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절친한 사이.
공수 교대 시간에 이 코치가 둘에게 다가왔고, 김하성의 소개로 프로파와 악수를 나누며 짧게 대화를 했다. 김하성이 “몰랐대요”라고 웃으며 말했고, 프로파가 이 코치에게 “정후 리?”라고 계속 물었다. 이 코치가 ‘예비 메이저리거’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의 아버지라는 사실에 신기해한 것이다.
김하성은 “프로파가 정후 아버지가 이 코치님이라는 것을 몰라서 그랬다”고 귀띔했다. 이종범-이정후 부자는 우리나라에서 워낙 유명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인 프로파가 모르는 건 당연하다.
놀라운 것은 프로파가 이정후를 알고 있다는 점. 두 사람 모두와 친한 김하성이 중간에서 소개해줘 서로 친분 있는 사이였다. 김하성은 “나랑 정후가 워낙 친하다 보니 프로파와도 몇 번 영상 통화를 해서 아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하성은 “정후가 야구를 워낙 잘하기 때문에 프로파뿐만 아니라 다른 MLB선수들도 어느 정도 정후를 알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계약하며 일찌감치 시즌 후 MLB 도전을 준비 중인 이정후의 지명도가 MLB 선수들 사이에서도 높을 것이라고 추측하게 한다.
한편 프로파는 지난 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한 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샌디에이고를 거치며 MLB 9시즌 통산 836경기 타율 2할3푼8리 648안타 78홈런 313타점 OPS .708을 기록했다. 지난해 152경기 타율 2할4푼3리 140안타 15홈런 58타점 OPS .723으로 활약한 뒤 옵트 아웃으로 FA가 됐다.
올해 샌디에이고에서 받을 수 있었던 연봉 750만 달러 연봉을 포기하며 더 좋은 조건을 기대했지만 아직 새 팀을 찾지 못한 채 FA 시장에 남아있다. 샌디에이고를 떠났지만 “가족 같은 관계”라고 표현한 김하성과 인연은 계속된다. 김하성은 “프로파와는 항상 자주 연락한다. 워낙 친해서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며 지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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