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만난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지난해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는데 올해 진짜 잘해서 에이스의 힘을 보여주겠다. 20승 달성이 목표"라고 대답했다.
데이비드 뷰캐넌은 데뷔 첫해인 2020년 15승 고지를 밟으며 삼성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냈다. 2021년 16승(5패)을 거두며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고 에릭 요키시(키움)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등극했다.
뷰캐넌은 지난해 26경기에서 11승 8패(평균자책점 3.04)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7월 23일 고척 키움전 도중 김준완의 타구를 맨손으로 잡다가 오른손 엄지를 다치는 바람에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외국인 최초 100승 투수 니퍼트도 이루지 못했던 3년 연속 15승 달성도 가능했을 터.
뷰캐넌이 목표로 설정한 20승 달성은 허언이 아니었다. 4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 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오키나와 리그 6연패의 늪에 빠진 상황. 선발 중책을 맡게 된 뷰캐넌의 어깨도 무거웠다.
요미우리는 오코에 루이(좌익수)-마루 요시히로(우익수)-나카타 쇼(1루수)-마스다 리쿠(3루수)-요시카와 다이키(2루수)-사카모토 하야토(지명타자)-카도와키 마코토(유격수)-고바야시 세이지(포수)-마츠바라 세이야(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맞이한 뷰캐넌. 1회 첫 타자 오코에 루이에게 내야 안타를 내준 뒤 마루 요시히로를 병살타로 유도하며 한숨을 돌렸다. 나카타 쇼와 마스다 리쿠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요시카와 다이키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위기 탈출에 성공한 뷰캐넌은 이후 안정감을 되찾았다.
2회 사카모토 하야토(우익수 뜬공)-카도와키 마코토(2루 땅볼)-고바야시 세이지(유격수 땅볼)를 삼자범퇴 처리했다. 3회 마츠바라 세이야를 중견수 플라이로 가볍게 돌려 세운 뒤 오코에 루이와 마루 요시히로를 각각 유격수 땅볼, 2루 뜬공으로 제압했다.
3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한 뷰캐넌은 4회 좌완 이상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삼성은 요미우리를 4-3으로 꺾고 오키나와 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