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 MVP이자 현재 외신들이 꼽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핵심 타자는 단연 이정후(25)다. 이정후를 향한 미국 현지의 외신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스포츠매체 ‘CBS스포츠’는 3일(이하 한국시간) WBC에 나서는 주목할 만한 국제 유망주 4명을 꼽았다. 일본의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 무라카미 무네타카에 이어 이정후가 마지막 4번째로 꼽혔다.
매체는 이정후를 향해서 ‘아버지의 별명에 빗대어 그는 바람의 손자라고 불린다. 지난해 KBO MVP를 수상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을 배출한 구단에서 뛰면서 통산 타율 3할4푼2리 출루율 4할7리 장타율 .495의 슬래시라인을 기록했고 59홈런 63도루, 그리고 삼진보다 53개가 더 많은 볼넷을 기록했다’라며 이정후의 성적을 언급했다.
그러나 곧장 의문부호가 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매체는 ‘ML 구단 프런트들은 항상 KBO 타자들이 더 좋은 투수들을 상대로 어떤 결과를 만들지 의문이 가득하다. KBO는 MLB, 일본프로야구에 이어 세계 3위 리그다. 이정후가 4위에 랭크된 것 역시도 이러한 검증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이정후의 잠재력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재차 강조했다. 매체는 ‘그럼에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그가 선발 중견수가 되는 것을 항상 상상한다. 앞선 두 시즌 홈런(22개)보다 더 많은 홈런(23개)를 지난해 기록했고 왼쪽 타석에서의 평균 이상 컨택 능력은 확실한 능력이다. 또 평균 이상의 수비수이자 주자로도 여겨진다. 이러한 조합은 평범한 선수들보다 더 많은 타석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김하성도 2년차에 OPS가 .086이 올랐다. 그래서 적응기 동안 잠재적인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게 유지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KBO 타자들의 숙명이기도 하다. 한국을 주름 잡았던 타자들 모두 한 차원 더 높은 무대인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고전했다. KBO 출신들 가운데서는 강정호(은퇴)만이 ‘평화왕’ 소리를 듣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잠시나마 인정을 받았다. 그 외 홈런왕 박병호, 타격왕 김현수도 메이저리그 무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정후에게도 똑같은 잣대가 적용될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예상이다.
올 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천명한 것은 미국에서도 알고 있다. 오프시즌이 임박하면 ‘슈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이정후 세일즈에 열을 올릴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미국 본토에서 좀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면 가치는 높아질 것이고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그렇기에 이정후는 한국 대표팀과 함께 4강이 열리는 마이애미로 가야 한다. 한국은 1라운드 조별라운드 호주, 일본, 체코, 중국 등과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8강 진출은 기본 4강 진출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4강에서는 메이저리거 투수들이 즐비한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등의 상대들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 기회를 이정후는 놓칠 수 없다.
KBO MVP 이정후는 한국 야구의 자존심 회복, 그리고 개인 가치 상승과 검증을 위해 4강이 열리는 마이애미행 티켓을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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