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처럼 홈런 펑펑→양현종 상대 2루타…118kg 신인 거포, 파워 대단하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3.04 10: 00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WBC 대표팀과 SSG 랜더스 2군과 연습경기가 열리기 전. SSG 선수들의 타격 훈련 막바지에 눈길을 끄는 장면이 나왔다.
44번 유니폼을 입은 거구의 타자가 배팅볼을 치는데, 타구는 고척돔 높이 솟구쳐 외야 담장을 넘어갔다. 좌중간 외야 관중석 의자를 맞히며 ‘퉁’하는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홈런이었다.
곧바로 좌측 외야 뒤쪽에 있는 전광판을 맞힐 듯한 대형 홈런포를 연거푸 쏘아올렸다. 마지막 홈런은 몸쪽으로 붙은 공을 받아쳐 또다시 외야 담장을 넘겨버렸다. 마치 박병호처럼 팔꿈치를 접은 채로 몸통 스윙과 닮은 타격이었다. 3연속 홈런으로 고척돔 외야에 ‘퉁’소리 메아리쳤다.

SSG 신인 김건웅. / SSG 랜더스 제공

44번 유니폼을 입은 SSG의 대졸 신인 김건웅이었다.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전체 45순위)로 SSG 지명을 받았다. 화순고-연세대를 나온 우타 거포다.
지난해 연세대 4학년 때 21경기 타율 3할4푼8리(69타수 24안타) 22타점 4홈런 3도루 11삼진 10볼넷 장타율 .609, OPS .1.057를 기록했다.
김건웅은 이날 5번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배팅볼 홈런 타구로 인해 첫 타석부터 유심히 지켜봤다. 2회 대표팀 선발 고영표 상대로 3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리그 톱클래스 사이드암 투수인 고영표의 변화가 심한 투심,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커브를 공략하기는 무리였다.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변화구에 속아 헛스윙 3번만 하고 돌아섰다.
4회초 무사 1루 상황 SSG 김건웅의 2루타 때 대표팀 중견수 이정후가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리고 있다. 2023.03.03 / dreamer@osen.co.kr
2번째 타석에선 달랐다. 대표팀 좌완 양현종 상대로 3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집중력을 보여줬다.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을 밀어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냈다. 중견수 이정후가 재빨리 달려가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으나 잡을 수 없었다. 
2-4로 추격한 6회 1사 2,3루 찬스에서 좌완 김윤식을 상대했고, 서두르지 않았다.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볼2개를 침착하게 골라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9회 좌완 이의리 상대로는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3타수 1안타 1볼넷. 이제 갓 프로를 경험하는 신인으로 대표팀 투수들을 상대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김건웅은 186kg, 118kg의 체구다. 3루를 보기에 체중이 많다고 생각했으나 그라운드에서 몸놀림이 날렵한 편이었다. 3루 수비에서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김건웅은 지난 1월말 SSG 투수 노경은이 담낭염 부상으로 미국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지면서 대체 선수로 캠프에 참가하는 행운을 얻었다.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1군 선배들과 캠프를 보냈고,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하지만 이날 대표팀 상대로 값진 경험을 하고, 양현종 상대로 기분좋은 2루타는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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