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좌완 투수 이우찬(31)은 지난해 볼 스피드가 몰라보게 늘어났다. 최고 150km 구속을 처음 찍었다. 20대 젊은 나이를 지나 30대가 되면서 구속 증가는 이례적이다.
‘지옥 훈련’ 같다는 비시즌 새벽 운동의 결과물이었다. 2년 연속 비시즌 새벽 운동이 노력은 올 시즌 LG 불펜에서 No.1 좌완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
이우찬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렌치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연습경기에서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첫 등판, 9회 등판한 이우찬은 1이닝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1~3번 타순을 상대해 라모스를 중견수 뜬공, 이날 2안타를 친 프리랜드는 3루수 땅볼, 루이스는 유격수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다.
투구 수 11개, 최고 구속 145km까지 나온 직구(10개) 위주의 힘있는 피칭으로 다저스 타자를 압도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이우찬이 정우영 이정용 고우석의 승리조에 합류하는데, 첫 등판에서 구속도 잘 나오고 깔끔한 마무리가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LG 불펜에 좌완은 이우찬을 비롯해 베테랑 진해수, 최동환이 있다. 지난해 좌완 불펜 1순위였던 김대유(2승 1패 13홀드 ERA 2.04)가 FA 박동원의 보상 선수로 KIA로 이적했다. 이우찬이 좌완 불펜에서 우선 순위가 될 전망이다.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2019년 임시 선발과 불펜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30경기(91이닝)에서 5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대됐던 2020시즌과 2021시즌 부진하며 1군에서 4경기, 15경기 등판에 그쳤다.
2021시즌을 마치고 이우찬은 ‘지옥 훈련’에 들어갔다. 김용일 수석 트레이닝 코치의 지도 아래 맞춤형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식단부터 운동까지 체계적인 관리 아래, 불펜 투수 보직에 맞게 파워와 스피드 강화를 중점적으로 훈련했다.
이우찬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못하면 팀에서 방출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지난해 이우찬은 구속이 몰라보게 늘어났다. 2021년 직구 평균 구속이 141.6km였는데 지난해는 145.9km로 5km 가까이 빨라졌다.
지난해 7월말 NC전에서는 무사 만루 위기에서 뜬공(희생플라이)-뜬공-삼진으로 위기를 막아냈는데, 최고 150km 구속을 찍었다. 당시 이우찬은 “150km는 야구 하고서 처음이다.”고 스스로도 놀랐다.
선발과 불펜 전천후에서 지난해 불펜으로 고정된 이우찬은 36경기(44⅔이닝) 5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1.81로 활약했다.
지난해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지난 겨울 이우찬은 잠실구장에 새벽 5시부터 나와 새벽조 운동을 하는 멤버였다. 지난해 힘든 훈련이었지만 결과를 확실하게 느꼈고, 두터운 LG 불펜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지 않으면 밀려날 수도 있다.
한편 노력에 보상이 뒤따랐다. 연봉이 6200만원에서 5800만원(93.5%)이 오른 1억 2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첫 억대 연봉이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좌완 필승조, 감독의 확실한 믿음을 받으며 시즌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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