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에서 통산 188승에 빛나는 일본대표팀의 최고참 에이스인 다르빗슈 유(37)가 ‘멘붕’에 빠졌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한일전의 유력한 선발 투수로 거론되고 있는 다르빗슈에게 무슨 일이 생긴걸까.
다르빗슈는 지난 2일 일본 나고야의 반테라돔에서 주니치 드래건스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다. 그러나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일본 매체들에 의하면 3이닝 동안 5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흔들렸다. 최고 구속은 153km.
이날 첫 타자를 상대하는 순간부터 혼쭐이 났다. 일본 언론들에 의하면 주니치 타자 오카바야시 유키에게 몸쪽으로 던진 150km 강속구가 우측 무릎을 직격했다. 오카바야시는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부축을 받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후 다르빗슈는 적잖이 당황을 했는지, 이후 볼넷을 내줬고 1사 1,2루를 만든 상황에서 주니치의 외국인 타자 다얀 비시에도와 아리스티데스 아퀴노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2실점을 했다.
다르빗슈 입장에서는 허투루 보내기 힘들 라이브피칭이었다. 메이저리거들은 WBC 주최측이 주관하는 연습경기 외에는 실전에 나설 수 없기에 오는 3~4일 나고야 반테라돔에서 열리는 주니치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할 수 없다. 1라운드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실전 피칭인 셈이었다. 그러나 이 기회에서 실수를 하면서 집중하지 못했다.
라이브피칭 이후 다르빗슈는 자신의 SNS에 “주니치 선수들과 대결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카바야시 선수를 맞혀버렸다”라며 “주니치 팬 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오카바야시에게도 아무 일이 없기를 바란다”라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비시에도와의 대결은 생각도 나지 않는다”라고 당시 ‘멘붕’의 순간을 설명했다.
지난 2009년 WBC 이후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던 다르빗슈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참으로서 일찌감치 일본대표팀 합숙 훈련까지 참가하고 있다. 소속팀 샌디에이고의 배려 속에서 다르빗슈는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대화를 나누는 등 열의를 보이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런 다르빗슈는 오는 10일 열리는 한일전의 유력한 선발 투수로 거론되고 있다. ‘닛칸스포츠’는 ‘이날 다르빗슈가 타자를 상대로 한 라이브피칭은 대표팀 합류 이후 3번째다. 다음은 1라운드 등판이다. 선발은 10일 한국전으로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다르빗슈가 한일전 선발로 확정된다면, 이러한 혼란스러운 대회 준비 과정이 한국에는 어떻게 작용할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