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23·삼성)은 미국 WBC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미국에 가고 싶어졌다. 지난 1월 플로리다에서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투수 샌디 알칸타라(28·마이애미)와 함께 한 약속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소속팀 삼성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앞서 1월 고영표, 소형준(이상 KT)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로 향해 개인 훈련을 실시했다. KT 전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배려 속에 그의 대저택에서 숙식을 해결했고, 지난해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알칸타라, 한때 메이저리그 대표 마무리투수였던 아롤디스 채프먼(캔자스시티) 등과 함께 지내며 슈퍼스타들의 몸 관리 노하우를 습득했다.
그런 가운데 원태인은 플로리다에서 알칸타라와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오는 8일 개막하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에서 적으로 만나 멋진 승부를 펼치기로 한 것. 2023 WBC에 원태인은 한국, 알칸타라는 도미니카공화국 대표로 출전하며, 한국은 B조, 도미니카공화국은 D조에 속해 맞대결을 펼치려면 두 팀 모두 최소 4강에 진출해야 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4강은 이들이 개인 훈련을 했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다.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에서 만난 원태인은 “알칸타라와 4강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그 때 꼭 반갑게 인사하자고 이야기했다”라며 “WBC에서 알칸타라와 친하게 인사하면 주위에서 놀랄 거라고 장난삼아 이야기했는데 그게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다 같이 열심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원태인은 1월부터 두 달 동안 미국 마이애미, 일본 오키나와, 미국 애리조나를 넘나드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여기에 오는 4일 일본 오사카와 도쿄로 향해 WBC 연습경기 및 본선을 치러야하고, 4강에 진출할 경우 다시 미국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
원태인은 “미국을 처음 가봤고, 비행기도 처음 오래 타봤는데 잘 먹고 잘 자서 컨디션 조절이 잘 됐다. 다행히 적응을 잘했다”라며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무조건 미국에 다시 가야한다. 1월 마이애미 훈련 당시 다시 이 자리에 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선발로 자리 잡은 원태인은 대표팀에서 활용도가 높은 투수 자원이다. 선발 보직은 물론 2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불펜 전천후로 나서 경쟁력을 입증하며 WBC 또한 보직을 가리지 않고 이강철 감독의 부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팀 전지훈련이 열린 애리조나 투손의 악천후로 일정에 차질이 생겼지만 몸 상태는 문제없다. 원태인은 “솔직히 지금 컨디션을 100%라고 보기엔 부족하다. 투수들 컨디션이 더디게 올라오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이제 고척돔을 비롯해 날씨가 따뜻한 곳에서 훈련하면 충분히 대회 전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연습경기를 통해 최대한 실전 감각을 빨리 되찾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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