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가 더 재미있어졌다".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를 이끌고 있는 김종국 감독은 킨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심히 방망이를 돌리고 있는 내야수 김규성(26)을 보면서 "타격이 많이 좋아졌다. 내야에 또 다른 옵션이 생겼다"며 웃었다.
김규성은 비시즌부터 환골탈태하고 있다. 앞으로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을 지켜봐야 겠지만 드라마틱한 발전을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프로에서 김규성의 타격은 초라했다. 작년 70경기에 출전했는데 52타석만 소화했다. 타율 1할8푼,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첫 경기였던 4월24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3점 홈런을 친 것이 유일한 활약이었다. 대부분 대수비로 나섰다.
2016년 입단해 무명의 4년을 보냈고 2020년 맷 윌리엄스 감독의 눈에 들어 103경기에 출전했다. 주로 2루수로 안정감 있는 수비를 했으나 타격이 문제였다. 2020시즌 타율 1할7푼8리에 그쳤고, 2021년은 출전도 뜸해지며 1할3푼8리로 더 떨어졌다.
이름이 서서히 희미해지는 순간 솔깃한 제의가 들어왔다.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리그에서 뛰어보라"는 구단의 요청이었다. 원래 가려던 김도영이 발 부상으로 출전을 못하자 대신 김규성에게 차례가 갔다.
김규성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짐을 꾸려 호주로 떠났다. 이병규 감독(현 삼성 수석코치)의 지도아래 실전에 나서며 경험을 쌓았다. 한때 3할 타율을 넘겼으나 막판 페이스가 떨어지며 2할8푼1리, 3홈런, 14타점, OPS .764로 마감했다.
큰 자신감을 얻은 것이 수확이었다.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어 애리조나 캠프를 소화했고 오키나와 캠프까지 완주하고 있다. 애리조나에서는 WBC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1안타(5타수)을 기록하며 예열을 했다.
오키나와로 건너와 1일 첫 연습경기 삼성전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7번 유격수로 나서더니 첫 타석에 사구로 출루했다. 7회 3번째 타석 1사1루에서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려 3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9회에서는 삼성 이승현을 상대로 힘찬 스윙으로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홈런까지 폭발했다. 화끈한 장타 2방이었다. 2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활약이었다. 질롱코리아에서 얻은 자신감이 방망이에 실렸다.
김규성은 2루와 유격수 백업요원이다. 안정된 수비에 타격까지 된다면 경기출전수가 늘어나고, 기존 주전들도 긴장시킬 수 있다. 입단 8년째,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절박감으로 사령탑을 계속 미소 짓게 만들 것인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