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스타가 되기를 꿈꾼다. 또 대단한 성적을 내고 부가 따라오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모든 선수에게 그런 영광이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극소수의 선수만이 스타로 성장하고 혜택을 누리는 것이 냉정한 프로의 세계이다.
살벌한 전쟁터나 다름없는 프로무대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하며 부와 명예를 다 누리고 있는 삼성라이온즈 베테랑 선수들이 자신만의 성공비법을 후배 신예 선수들에게 전하기 위해 얘기 보따리를 풀었다. 주인공은 한국프로야구 마무리 투수의 대명사가 된 오승환(41)과 선발과 마무리, 불펜까지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하고 있는 사이드암 우규민(38) 등 베테랑 선수들이다.
삼성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훈련 중 잠깐 짬을 내 인터뷰에 응한 두 선수는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질문에 똑같은 답을 내놓았다. 후배들이 ‘승환이 형 때문에 힘들다. 훈련을 너무 많이 해서 따라가기 힘들다’고 한다고 하자 오승환은 “후배들이 나를 뛰어넘어야 한다. 나보다 더 해야 한다. 나도 그런 후배들을 보고 지지 않으려고 더 긴장하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평소 연습을 많이 해야 갈 길을 알게 되고 자신감도 생긴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2003년 LG에서 프로데뷔해 삼성을 거치며 2번의 FA까지 한 우규민도 선배 오승환과 비슷한 답을 내놓았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물음에 “평소에도 후배 투수들에게 많이 하는 얘기가 있다. 투수는 하체, 머리, 가슴으로 던져야 한다”며 ‘꾸준한 훈련’을 강조한다고 답했다. 많은 훈련을 통해 하체를 단련하고,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머리를 써야 하고 자신감 있게 던지는 강심장을 키워야 한다고.
특히 가슴으로 던져야 한다는 말은 평소 훈련을 쌓아 놓지 않으면 실천하지 못하는 것으로 ‘자신감은 곧 훈련을 통해 생긴다’고 거듭 강조했다. 훈련이 안돼 있는 상태에서 마운드에 오른다면 무기가 없는데 어떻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강심장이 생기겠냐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두 베테랑은 선수들이 ‘독기’를 품고 훈련하기를 당부했다. 부상 당하지 않을 정도의 상태에서 남들보다 더 훈련을 쌓는 다는 마음가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어느 덧 한국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와 40세에 가까워진 두 베테랑 투수는 은퇴는 아직 전혀 생각하지 않다고. 언젠가는 은퇴하겠지만 지금 몸상태와 컨디션은 후배들과 겨뤄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남들보다 일찍 몸을 만들며 훈련을 쌓은 두 선수이다. 1월 중순에 팀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질 일본 오키나와에 후배들과 개별적으로 먼저 건너와 훈련하며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2월 1일 공식 훈련 시작에 앞서 개인자율훈련을 차근차근 쌓으며 시즌 준비를 한 것이다.
‘롤모델’로 정하고 따라하고 있는 많은 신예 후배선수들이 귀담아서 들어야할 조언들이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훈련하는 두 베테랑이 몸과 마음으로 전하는 생생한 산 경험이자 조언으로 삼성 뿐만아니라 탸구단 신예 선수들도 귀감으로 삼을 만한 얘기이다. /s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