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이닝", "180이닝".
KIA타이거즈게 모처럼 효자 외인펀치가 생길까? 감독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선발투수로 시즌을 완주하며 이닝이터를 하는 것이다. 새로운 외인투수들이 덜컥 200이닝과 180이닝을 약속했다.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는 지난 1일 삼성라이온즈와의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첫 선을 보였다. 결과는 듬직했다. 앤더슨는 최고 153km짜리 볼을 던지며 2이닝을 3탈삼진을 곁들여 퍼펙트로 막았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삼성의 정예타선을 꽁꽁 묶었다. 긴머리를 휘날리며 힘차게 뿌리는 역동적인 투구폼이 인상적이었다. 삼성타자들의 방망이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초구부터 최대한 공격적으로 던지는 것이 내 강점이다. 스트라이크와 삼진을 잡겠다"며 웃었다.
앤더슨의 뒤를 이은 메디나는 150km짜리 공을 뿌리며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했다. 투심까지 5개 구종을 구사했다. 피안타와 실점이 거슬리는 대목이지만 포수패스트볼이 끼여 있었고 빗맞은 타구들이었다.
메디나는 "첫 피칭에서 준비한 만큼 던져 만족한다. 구종을 모두 시험했다. 지금 구속은 만족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70%의 정도의 수준이었다. 시즌에 들어가면 100%, 구속도 올라갈 것이다"고 말했다.
두 투수는 시즌 목표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앤더슨은 "외국인투수로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최대한 많은 승수 따고 싶다. 건강하게 200이닝을 소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가을무대에서 꼭 던지고 싶다"는 희망도 했다.
메디나는 앤더슨이 200이닝을 던지겠다는 말을 듣고는 웃으며 잠시 고민을 하더니 "팀의 성적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 내 목표는 180이닝이다"고 말했다.
김종국 감독이 들으면 흐뭇한 약속이었다. 김감독은 "두 투수가 각각 150~160이닝 이상을 던지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힌 바 있다. 작년 3명의 외인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이 션 놀린의 124이닝이었다. 풀타임 외인선발이 없었기에 상위권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그런데 앤더슨과 메니다의 목표이닝을 더하면 380이닝이다. 200이닝은 외인들도 어려운 수치이다. 때문에 30경기 170~180이닝만 소화해도 박수를 받을만하다. 두 외인들이 화끈한 구위와 함께 약속을 지킬지 눈길이 쏠린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