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주전 유격수의 꿈이 시범경기에서 허망하게 끝났다. 다저스 개빈 럭스(26)에겐 눈물의 봄이 되고 말았다.
‘MLB.com’을 비롯해 미국 언론들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럭스의 시즌 아웃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와 외측측부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게 됨에 따라 시즌 아웃이 결정됐다. 수술은 오는 8일 이뤄지며 다저스 주치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가 집도한다.
지닌달 2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럭스는 6회 2루에서 3루로 뛰어가던 중 상대 3루수 잰즌 위트의 3루 송구를 피하려 몸을 숙였다. 이 과정에서 방향 전환을 하다 오른쪽 무릎이 뒤틀렸다. 무릎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한 럭스는 카트를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검진 결과 최악의 상황을 피하지 못했다.
럭스는 ‘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가슴이 아프다. 그동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데 경기장에 있을 수 없게 됐다. 정말 힘들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럭스는 “LA 다저스의 유격수는 모든 야구 선수들의 꿈이다. 최소 1년을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다”며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내게 다가와 안아줬다. 이 클럽하우스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다. 다저스 팬들도 어젯밤부터 계속 응원해주고 있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위로해준 팀 동료들과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럭스는 다저스의 주전 유격수가 오랜 꿈이었다. 지난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다저스에 지명된 럭스는 유격수로 마이너리그에서 육성됐으나 2019년 빅리그 콜업 이후 주로 2루수로 뛰며 외야를 맡았다.
코리 시거(텍사스),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등 내로라하는 특급 유격수들이 있어 럭스의 꿈은 미뤄졌다. 하지만 시거에 이어 터너까지 지난겨울 FA로 다저스를 떠나면서 마침내 럭스에게도 기회가 왔다. 다저스는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유격수 미겔 로하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주전 유격수로 럭스를 낙점했다.
이에 럭스는 “어릴 때부터 뛰던 유격수로 돌아오게 돼 흥분된다”며 큰 동기 부여로 삼았다. 겨우내 하루 4500칼로리를 섭취하며 약 20파운드(9kg) 가량 체중을 늘렸다. 거포 유격수로 꿈을 펼칠 기회를 잡았지만 시범경기 3게임 만에 꿈이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워낙 큰 부상이라 1년 재활을 거쳐 돌아와도 운동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다저스도 비상이 걸렸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내야 전천후 백업으로 계획한 로하스를 주전 유격수로 쓰며 2루수 자리에 외야수 무키 베츠의 출장 비율을 늘릴 계획을 밝혔다. 로하스는 “다저스의 주전 유격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 어린 선수에겐 고통스런 일이다. 이 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럭스가 겪어야 할 일이 안쓰럽다”며 주전 기회를 잡게 된 것보다 1년을 날린 럭스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