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된 것도 아닌데…낯설었다.”
지난해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키움에 돌아온 외야수 임병욱(28)은 2년 사이 팀에 있었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동기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박병호(KT), 서건창, 박동원(이상 LG), 김상수(롯데), 이택근(은퇴) 등 고참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올해로 10년차가 된 임병욱도 어느새 팀의 중간 고참급 선수가 됐다. 3년 만에 키움의 스프링캠프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치르고 있는 임병욱은 “내가 트레이드가 된 것도 아니고, 한 팀에 오래 있었는데 그 사이 많이 바뀌었다.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생겼고, 뭔가 조금 낯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전에 나이 있던 형들이 묵묵하게 정신적 지주처럼 해줬었는데 많이 떠나셨다. 이제 내 나이가 중고참이 됐고, 형들이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생각이 든다. 좋은 본보기가 되는 선배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부지런히 움직여 후배들이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덕수고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 임병욱은 지난 2014년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공수주 모두 가능한 ‘5툴 플레이어’로 입단 당시에는 김하성보다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1군 6시즌 통산 428경기 타율 2할6푼1리 302안타 23홈런 141타점 50도루 OPS .712에 그쳤다.
지난해 9월 상무 전역을 앞두고 예비 전력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훈련 중 왼손 중지를 다치면서 무산됐다. 수술을 받으면서 그대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올해 캠프에서 복귀 시즌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23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에이스 메릴 켈리에게 안타를 치고, 6선발 경쟁 중인 피터 솔로몬에게 홈런을 터뜨리는 등 3안타 맹타로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 SK(현 SSG) 소속이었던 켈리에게 6타수 3안타로 강했던 임병욱은 5년 만에 빅리거가 된 그에게 또 안타를 뽑아냈다. 임병욱은 “진짜 오랜만에 켈리를 봤는데 입지 자체가 많이 바뀌었다. 켈리도 그렇고 애리조나 선수들이 아직 몸이 다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라 딱히 위력적이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나도 나름대로 몸을 잘 만들었나. 나쁘지 않은 경기였다”고 말했다.
키움은 이정후와 이형종을 제외한 외야 한 자리의 주인이 없다.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 캠프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임병욱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임병욱에게 내심 기대는 큰데 피력을 많이 안 하려 한다. 외야 한 자리를 잡아주면 경기를 운영하는 데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첫 번쨰는 부상 없이 1년 내내 시즌을 치르는 것이다. 기술적인 것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만 강조한다”고 말했다.
부상만 없으면 충분히 주전으로 활약이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홍 감독도 “다치지만 말라”고 부탁한다. 임병욱은 “감독님이 시즌 내내 얼굴을 봤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나도 한 시즌 계속 감독님을 봤으면 좋겠다”며 “3년 만에 온 해외 캠프는 운동하기 좋은 시스템이라는 것을 다시 느낀다.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잘 챙겨 먹고, 스트레칭으로 운동을 준비한다. 힘들어도 한결같이 근면 성실한 자세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