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는 안 돼" KBO 심판진의 각성, MLB 만나 교류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3.02 13: 00

KBO 심판들도 야구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에 나선다. 
KBO 심판진은 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메이저리그(MLB) 심판위원장 및 심판위원들과 세미나를 갖는다. KBO에서는 허운 심판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애리조나에 들어와 세미나 준비를 하고 있다. 
적응 훈련을 위해 미국 애리조나에 차려진 각 구단들의 스프링캠프를 찾고 있는 이민호 KBO 심판조장은 “이번에 MLB 심판들과 직접 교류하는 기회가 생겼다. 허운 위원장님께서 ‘우리 심판들이 우물 안 개구리로 있어선 안 된다’며 적극적으로 교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허운 위원장은 지난달 “한동안 미국, 일본 심판들과 교류가 없었는데 올해부터 특정 현안을 놓고 세미나를 개최하며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KBO 이민호 심판조장과 심판위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2023.02.26 /jpnews@osen.co.kr

이번 MLB와 세미나 자리에는 허운 위원장을 포함해 5명의 KBO 심판위원이 참석, MLB 심판위원장 및 심판들을 만나 점심 식사를 겸한 세미나 스케줄을 4시간가량 넉넉하게 잡아놓았다. 이민호 심판은 “MLB와 우리 판정 영상을 비교하며 차이점이나 잘못된 부분을 되짚어보고, 여러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MLB뿐만 아니라 지난달 17일에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일본프로야구(NPB) 심판들을 만나 교류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민호 심판은 “심판들도 미국이나 일본과 자주 교류할수록 배우는 게 많아질 것이다. 다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심판들도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세계 야구는 결국 MLB가 쥐고 있다. MLB와 접촉하고 교류할수록 KBO리그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MLB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 앞으로 KBO리그에 대한 대우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며 이번 교류가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1회 샌디에이고 마차도가 타석에 늦게 들어서며 피치클락 위반으로 자동 스트라이크를 당하고 있다. 2023.02.25 /jpnews@osen.co.kr
MLB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스피드업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규칙을 변경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도 투수의 투구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 클락부터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를 시범경기부터 시행 중이다. 
궁극적으로 MLB에 발 맞춰 나가야 할 KBO 입장에서 심판진 교류는 현대 야구 트렌드를 읽고 빠르게 따라갈 수 있는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심판 판정 수준을 끌어올리면서 KBO리그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다. 
아울러 KBO 심판진의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캠프 기간 심판 1명당 6000개의 공을 보는 것을 목표로 삼아 강도 높은 적응 훈련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2000~2500개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 캠프 기간 심판들의 훈련량이 어느 때보다 많아졌지만 팀장급 심판들이 솔선수범하면서 좋은 분위기 속에 시즌을 준비 중이다.  
허운 위원장은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위해선 공을 최대한 많이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같은 노력이 심판위원회의 신뢰를 쌓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이 리그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걸 심판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100% 완벽할 수 없겠지만 완벽에 가까워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
허운 KBO 심판위원장.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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