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미래라고 불린 특급 좌완 정구범(23)이 조금씩 현재로 성장하고 있다. 연습경기 첫 선발 등판에서 쾌투를 펼쳤다. 선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정구범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31구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역투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정구범은 캠프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선두타자 조용호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김민혁을 2루수 병살타로 요리해 2아웃을 잡았다. 앤서니 알포드에게 안타와 2루 도루를 허용했지만 황재균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2회에는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오윤석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1루 선행주자를 잡아냈고 강민성을 중견수 뜬공, 강현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2회를 마무리 짓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2km를 찍었다.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을 받았던 정구범은 그동안 어깨 통증을 관리하는데 약 2년 여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 2021년 시즌 도중에는 구단을 떠나서 미국 본가에서 몸 관리를 하기도 했다. 구단도 시즌 중 선수단에서 떨어뜨리는 이례적인 결단을 내릴만큼 정구범을 향해서는 진심이었다.
정구범 구단의 특별대우에 조금씩 화답했다. 어깨 통증을 다스리는 것은 물론, 살이 잘 붙지 않는 체질에서 비롯된 왜소한 체구도 개선했다. 체중 증량으로 부상에서 자유로운 몸을 만들었고 다시금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는 불펜으로 등판하면서 27경기 27이닝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4.00, 21탈삼진 19볼넷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8월 즈음 1군 콜업 기회가 있었지만 대상포진으로 1군 데뷔가 무산됐고 정규시즌 막판에 1군에 데뷔해 2경기를 던졌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조심스럽게 보내며 예열을 마친 정구범은 이제 다시 특급 재능으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강인권 감독과 김수경 투수코치는 올 시즌 정구범을 선발 후보로 준비시키고 있다.
일단 선발 투수로서 첫 단추는 잘 끼웠다. 송명기, 신민혁, 이재학, 신인 이준호 신영우 등과 함께 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3년 전 자신처럼 많은 기대를 모으고 1군에서 당당하게 154km의 강속구를 뿌리고 있는 신영우가 더 주목 받고 있고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구범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렸다. 선발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 어느덧 4년차에 접어들었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지만 이제는 잠재력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줄 때다.
한편, 이날 NC는 정구범의 선발 호투에도 불구하고 KT에 1-5로 패했다. 정구범의 뒤를 이은 신영우가 1⅓이닝 2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고 타선도 단 1안타 1득점에 그쳤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