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이다. 2019년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였다.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은 KIA 캠프지에서 당시 신인 좌완 투수 김기훈을 보고 후한 평가를 했다. 그는 “19살인데다 던지는 것을 보니 깜짝 놀랐다. 하체 중심 이동을 잘한다. 부상만 없다면 1군에서 통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2019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기훈은 데뷔 첫 해 19경기(선발 16경기)에서 3승 6패 평균자책점 5.56을 기록했다. 2020년 2년차에는 22경기(선발 7경기)에 등판해 승리없이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7을 기록했다.
선 전 감독의 칭찬과는 달리 잠재력을 확 보여주지는 못했다. 2020시즌을 마치고 일찍 군 복무를 선택했다. 상무야구단에 합격해 야구를 계속 이어갔다.
상무에서 지난해 가을 제대한 김기훈은 곧장 선수 등록이 됐고, 시즌 막판 5위 다툼을 하는 팀에 힘을 보탰다. 불펜으로 뛰면서 5경기 평균자책점 1.04(8⅔이닝 1실점)로 톡톡히 제 몫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기훈은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하고 있다. KIA는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영입했다. 에이스 양현종이 있고, 2021시즌 신인왕 출신의 3년차 이의리가 4선발이다. 김기훈은 사이드암 임기영, 올해 신인 윤영철과 5선발 경쟁이다.
김기훈은 상무에서 2시즌을 선발로 뛰면서 투구폼을 수정했다. 미국 1차 캠프를 마치고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떠나기 앞서 김기훈은 “애리조나에서 경기는 1경기 밖에 못 했지만 연습할 시간은 많았다. 신경 쓸 부분을 집중해서 연습했다”며 “바꾼 투구폼을 유지하기 위해 준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이 바꾸긴 했는데, 키킹할 때 멈춤 동작, 급하지 않는 폼으로 바꿔서 던지고 있다. 급하게 던지면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지 않다 보니까, 폼 바꾸기 전에는 그렇게 던졌는데, 이제 좀 일정하게 던지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대를 가기 전 김기훈의 단점으로 볼을 놓는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제구도 불안했다.
김기훈은 “팔 각도, 제구는 신경쓰지 않는다. 내 밸런스에서 확실한 공을 자신있게 던지는지 그것만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구폼을 안정시키면서 지난해 구속도 빨라졌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16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자신감도 채웠다.
5선발 경쟁에 대해 묻자, 김기훈은 “아까 얘기한 내가 준비했던 것을 계속 신경 쓰면서,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의기소침하지 않고 자신있게 내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포커스를 맞춰서 자신있게 던지려고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4년의 시간이 지났다. 군대를 다녀온 김기훈이 선 전 감독의 안목을 입증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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