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쉬고 현역으로 돌아온 ‘플레잉 코치’가 롯데 자이언츠 좌완 투수진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롯데의 투수진 명단을 살펴보면 좌완 투수가 기근이다. 1군급 좌완 투수가 귀한 것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지만 롯데는 특히 좌완 투수의 수가 더욱 적다.
당장 1군에는 외국인 선발 찰리 반즈와 유망주인 김진욱 뿐이다. 올해 신인 이태연은 1군 전력화까지는 기다려 봐야 한다. 올해 영입한 베테랑 차우찬 역시 어깨 부상 재활을 하고 있고 7월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단 절대적인 좌완 숫자 자체가 부족하다. 지난해는 강리호라는 자원이 있었지만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선언을 했고 ‘FA 미아’가 됐다. 사실상 은퇴 수순이다. 강리호는 지난해 29경기 승패 홀드 없이 21⅓이닝 평균자책점 5.48의 성적을 거뒀다.
강리호의 지난해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았지만 올해는 이 강리호마저 없이 좌완 불펜진을 꾸려야 한다. 롯데는 당장 좌완 투수가 부족하더라도 확실한 우완 투수로 막아낸다는 복안이다. 그래도 불펜진에 좌완 투수의 존재 유무는 상대 벤치와의 수싸움에도 영향을 끼친다.
올해 3년차를 맞이하는 김진욱이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인 가운데, 김진욱을 보좌할 수 있는 좌완 불펜의 존재가 필요하다. 그 적임자를 오키나와 실전 연습경기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재활군 코치로 지냈지만 은퇴를 번복하고 현역에 재도전 하는 정태승(35)에게 이 역할을 맡길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김해 상동구장에서 훈련을 하다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 맞춰서 선수단에 합류한 정태승은 곧장 실전에 투입됐다. 지난달 28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2-3으로 뒤지던 5회 등판해 1이닝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42km를 찍었다. 과거에도 구위가 아닌 제구력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날 제구가 다소 흔들렸다. 투구 과정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1이닝을 막아냈고 팀이 곧장 역전에 성공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1군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은퇴 이전에도 1군 출장은 통산 8경기 7⅔이닝 평균자책점은 12.91에 그쳤다. 퓨처스리그에서는 통산 280경기 8승10패 17세이브 42홀드 평균자책점 4.78의 성적을 남겼다.
과연 정태승은 과거와 다른 경쟁력으로 코치보다 선수로서 가치를 다시 인정 받을 수 있을까. 오키나와는 정태승에게 새로운 기회와 약속의 땅으로 불릴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