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바타 카즈야(54) 삼성 라이온즈 퓨처스 투수 코치는 '기대되는 투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117번"이라고 대답했다. 등번호 117번의 주인은 2년차 우완 장재혁(20).
경북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삼성의 2차 9라운드 지명을 받은 장재혁은 지난해 퓨처스 무대에 14차례 등판해 1승 3패 2홀드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4.40. 장재혁은 KBO 공식 프로필상 체격 조건은 키 177cm 몸무게 79kg이다. 선수치고 가냘픈 체격이지만 학창 시절부터 '투구 폼이 예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지난달 28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장재혁에게 퓨처스 캠프를 다녀온 소감을 물었다. 그는 "비시즌 동안 이곳에서 던지다가 오키나와에 가서 처음 캐치볼하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런지 몸이 되게 가벼운 느낌이었다.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하고 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바타 코치는 장재혁에게 투구 밸런스와 변화구 완성도 향상을 주문한다.
그는 "코치님께서 주니치 드래건스전과 1군 청백전 등판 후 느낀 점을 물어보셔서 '변화구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시더라. 피칭할 때부터 이 부분을 신경 쓰고 있다. 현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세 가지 구종을 던지는데 변화구 추가보다 구종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체격 조건이 뛰어난 편은 아닌 만큼 보다 강한 공을 던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여겼다. 겨우내 문용익(28), 홍정우(27), 김시현(26), 박용민(24)과 함께 열심히 몸을 만든 덕분에 체격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몸무게가 85kg까지 늘어난 만큼 지난해 최고 구속(144km) 경신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첫 오프시즌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했다. 정우 형이 '함께 해보자'고 먼저 손을 내밀어주셔서 형들이랑 열심히 운동했다. 공을 던질 때 힘이 좋아졌다는 게 확 느껴졌다. 오프시즌 운동 멤버 모두 잘 되어 올 겨울에도 기분 좋게 함께 하고 싶다". 장재혁의 말이다.
장재혁에게 롤모델을 묻자 "팀내 존경할 만한 투수 선배들이 많다. 특히 우완 투수 선배들이 많아서 선배들의 장점을 다 받아들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등번호 117번을 사용하는 육성 선수 신분이다. 정식 선수 전환 후 1군 마운드에 서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자기 전에 라팍 마운드에 서는 상상을 자주 한다. 하루빨리 가고 싶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간절하게 바라면 이뤄진다'고 했던가. 두 자릿수 등번호를 달고 라팍 마운드에 선 장재혁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그의 잠재 능력과 노력이라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