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감독이 배려해줬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치른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유격수로 수비 감각도 끌어올렸다.
샌디에이고가 FA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영입하면서 새 시즌 포지션이 2루수로 바뀐 김하성은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와의 시범경기에 2루수로 선발출장한 뒤 5회 유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보가츠가 빠진 자리에 6회까지 2이닝을 수비한 뒤 교체되며 시범경기 일정을 짧게 마무리했다. 2이닝 동안 타구가 오진 않았지만 모처럼 유격수로 수비 적응을 할 수 있었다.
경기 후 김하성은 “밥 멜빈 감독님이 배려해주셨다. WBC 대표팀에 가면 유격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적응을 할 수 있게) 배려해준 것이다”며 “그동안 유격수 연습도 해왔다. 샌디에이고 팀에서도 (상황에 따라) 유격수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가츠가 부상을 당하거나 쉬는 날에는 언제든 유격수로 들어갈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있다.
김하성을 향한 멜빈 감독의 신뢰와 애정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차려진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멜빈 감독은 김하성에게 직접 펑고를 쳐주며 수비 훈련을 돕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28일 경기 전에는 김하성의 타격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멜빈 감독은 “모든 사람들이 더 나아지고 싶어 한다. 김하성은 자신이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더 나은 타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지난겨울부터 최원제 개인 타격코치의 도움을 받아 레그킥을 유지하며 반응 속도를 높이는 훈련을 해왔다.
시범경기가 3게임밖에 되지 않지만 김하성은 2루타 1개 포함 8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타격 성적이 좋았다. 28일 다저스전에는 좌중간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2루타를 생산했다. 멜빈 감독은 “김하성은 한국에서 30홈런을 쳤다. 난 그가 몇 개의 홈런을 더 치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해 팝플라이 비율이 다소 높았는데 타구를 더 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장타 생산에 신경쓰는 김하성을 가능성을 기대했다.
김하성은 지난 2014~2020년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시절 7시즌 통산 891경기에서 홈런 133개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마지막 해였던 2020년에는 30홈런 고지도 넘겼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는 2021년 첫 해 8개에 이어 지난해 11개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적은 2루로 옮기면서 올해는 그 이상의 홈런이 기대된다.
한편 28일 다저스전을 끝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무리한 김하성은 이날 밤 비행기를 통해 LA를 거쳐 한국으로 향했다. 1일 오후 귀국 예정인 김하성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작되는 훈련부터 대표팀에 공식 합류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