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에는 두 명의 ‘동희’가 있다. 한 명은 이제 주축 타자로 성장해서 자리 매김해야 하는 한동희(24)와 올해 2년차를 맞이하는 윤동희(20)가 주인공.
2018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한동희는 데뷔 시즌부터 2군 무대는 확실하게 폭격했다. 데뷔 시즌 한동희의 2군 기록은 35경기 타율 4할3푼8리(121타수 53안타) 15홈런 43타점 OPS 1.395의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2군에서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었다.
이후 1군에서 잠재력이 터지지 않았지만 2020시즌을 기점으로 1군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제는 은퇴한 이대호의 후계자로 확실하게 거듭나야 한다. 올해는 박흥식 타격코치의 신임을 얻고 4번 타자로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한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입단한 윤동희는 롯데의 대표적인 ‘툴가이’로 불리고 있다. 탄탄한 체격조건에 컨택, 파워, 스피드, 어깨 등 다재다능한 운동 능력으로 기대를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데뷔 시즌부터 2군 무대를 장악한 것. 한동희의 압도적인 기록은 아니었지만 지난해 2군에서 77경기 타율 3할1푼(255타수 79안타) 6홈런 42타점 19도루 OPS .839의 성적을 기록했다. 타율, 도루, 득점, 장타율 모두 팀 내 1위였다. 잠재력은 확실했고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경험을 장착하는 게 중요했다.
지난해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23세 이하 야구 월드컵 대표팀으로도 참가하며 태극마크의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지난해 걸림돌이었던 팔꿈치 통증도 뼛조각 제거 수술을 통해 말끔히 치유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원래 포지션인 내야수에서 송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비 포지션은 아직 고민을 더 해야 하지만 지난해부터 외야수로 뛰었고 올해는 아예 선수 등록을 외야수로 했다.
이제 1군 선배들 앞에서 뽐낼 일이 남았고 올해 실전 첫 선발 출장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괌 스프링캠프부터 완주하고 있는 윤동희는 28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는 9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2안타 1타점 1도루 1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0-3으로 뒤진 3회 1사 1,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팀의 첫 타점을 뽑아냈다. 2-3으로 추격하던 6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김민석의 우전 안타로 3루까지 진출한 뒤 무사 1,3루 기회를 이어갔고 더블스틸 작전을 수행하며 3-3 동점 득점을 만들었다. 윤동희의 더블스틸은 6회 4득점 빅이닝의 시발점이 됐다. 롯데는 6-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구단 자체 선정 수훈선수로 꼽힌 윤동희는 "캠프와서 첫 선발출전에 수훈선수가 되서 기분좋고 큰 동기부여가 된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괌에서는 라이브때도 그렇고 안타를 하나도 못쳤는데 이제 타격감도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개막에 맞춰서 준비 잘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윤동희는 군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당장 1군에서 선배들을 비집고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결과로 증명한다면 언제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큰 동희’ 한동희가 그랬듯이 ‘작은 동희’ 윤동희도 2군을 접수하고 1군에 자리잡는 성장 루트를 밟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