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살까지 하고 싶죠".
"올해 끝나고 은퇴해요?". 취재진의 질문에 KIA타이거즈 베테랑 타자 최형우(39)의 답이었다.
최형우는 올해 두 번째 FA 3년 차이다. 2020시즌을 타격왕을 따내고 3년 47억 원에 재계약했다. 즉, 올해가 계약기간 마지막 해이다. 나이도 12월16일이면 만 40살. 은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팬들도 궁금해할 질문에 선수생활을 더 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동시에 "내가 계속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가지가 이유들이 있다. 무엇보다 구단이 필요하다면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자신의 존재감과 필요성을 성적으로 말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형우의 선택지는 두 가지이다. 작년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은 이대호(40)의 길이 있다. 또 하나는 SSG 추신수(40)처럼 불혹의 나이가 지났지만 경쟁력을 보여주고 프로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대호는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하고, 타율 3할3푼1리(4위) 23홈런 101타점을 올리고 유니폼을 벗었다. 선수생활을 연장하라는 성원도 받았지만 은퇴를 번복하지 않았다.
최형우는 "저라면 그렇게 좋은 성적을 내고 은퇴는 못할 것 같다"며 웃었다. 기량이 되고 팀이 필요하다면 계속 뛰고 싶은 마음은 선수라면 당연하다는 의미였다.
최형우는 지난 2년 동안 몸의 변화를 크게 겪었다. 2020시즌 타격왕을 했으나 2021시즌 안과질환이 생겨 데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작년 전반기도 부진했다. 다만 후반기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나이를 절실하게 느낀 것은 작년이었다. 재작년에 부진해 (비시즌기간) 많은 준비를 했다. 스프링캠프까지 완벽했다. 그런데 막상 시즌이 되는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이가)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기술적으로 타격시 다리를 들지 않았다. 포인트를 앞에 두고 스윙했다. 느려진 배팅스피드를 보완하려는 변화였다. "바꿔봤는데 (전반기에) 안되더라. 그래서 예전처럼 그대로 하기로 했다. 올해도 다른 변화는 없다. 다리도 그대로 들고 친다"며 말했다.
세월에 맞서지 않고 자신의 루틴대로 노력하며 시즌을 맞이하겠다는 말이었다. 데뷔 22년차 베테랑 타자의 평정심이 읽히는 대목이다. 여전히 마흔살 타자에 대한 팀의 기대치는 높다. 김종국 감독은 "준비를 많이 했다. 작년, 재작년 보다 좋을 것 같다. 지명타자로 풀타임을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