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5번째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다.
김하성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다저스전에 2루수로 선발출장, 2회 첫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2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한 김하성은 이날까지 3게임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짧게 마무리했다. 마지막 2경기 연속 안타로 8타수 3안타 타율 3할7푼5리 2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올 시즌 새롭게 2루수를 맡게 된 김하성은 FA로 합류한 거포 유격수 잰더 보가츠와 키스톤 콤비를 이루며 호흡을 맞췄다. 이날 경기에선 보가츠가 빠진 뒤 5회부터 6회까지 2이닝 동안 유격수를 맡아 WBC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수비 감각도 끌어올렸다. 한국 대표팀에서 유격수로 뛸 김하성을 위한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의 배려였다.
이날로 짧지만 알찼던 시범경기 일정을 마무리한 김하성은 현지 시간으로 밤 비행기를 통해 애리조나에서 LA를 거쳐 인천행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3월1일 오후 5시40분 귀국 예정으로 이날 오전 도착하는 또 다른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과 2일부터 대표팀에 합류한다. 고척돔에서 이틀 훈련 뒤 4일 격전지 일본으로 출국한다.
메이저리그 시즌 개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김하성은 미국에서 한국, 그리고 시차 적응이 끝나기 무섭게 일본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소화해야 한다. 한국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4강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해도 시즌을 위해 다시 미국으로 가야 할 김하성에겐 앞으로 3주 사이 3개국을 3번 이동하는 고된 일정이다.
하지만 김하성은 국가를 위해 나라의 부름에 응답했다. 그는 “WBC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나라를 대표해 모이는 대회라 재미있을 것 같다. 팀에서 시즌 준비도 해야 하지만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대표팀이 부르면) 당연히 출전해야 한다”며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열심히 준비했다. 당연히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WBC를 시작으로 같은 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WBSC 프리미어12에 이어 이번 WBC가 김하성에겐 5번째 대표팀. 5년 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으며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발판을 마련했고, 그만큼 태극마크의 의미와 책임을 잘 안다.
그는 “국민 분들께, 어린 야구 선수들과 야구를 하는 사람들한테 동기 부여가 되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013년, 2017년 최근 두 번의 WBC 모두 1라운드에 조기 탈락한 한국야구는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 노메달로 큰 충격을 입었다. 경기력 저하 논란과 그라운드 안팎에서 사건사고까지 야구계 안팎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이번 WBC 성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난 2017년 첫 WBC 때 22세로 대표팀 막내였지만 이제는 어엿한 빅리거로 대표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오는 3월10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일전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 가운데 같은 샌디에이고 소속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와 대결 가능성도 높다. 김하성은 “다르빗슈는 우리 팀 1선발이고 좋은 투수다. 만나게 되면 최대한 출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