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던 선배가 돌아왔다. 이에 후배는 2안타로 응수했다. NC 다이노스가 우타 외야수 자리를 두고 3명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NC는 지난 27일 내부 FA였던 권희동(33)과 1년 최대 1억2500만 원 계약을 맺었다.
NC는 당초 퓨처스 FA로 영입한 한석현, 상무에서 돌아온 김성욱 등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권희동과 최근 한화로 사인 앤 트레이드된 이명기를 전력 외로 평가했다. 계약 의사가 없었다.
해를 넘기고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고도 기류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NC는 두 명의 우승 공신을 외면하지 않았다. 이명기와 권희동에게 결국 현역 생활 연장의 길을 열어줬다.
이제 권희동은 다시 NC 선수가 됐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로 권희동은 언제나 팀에서 윤활유 같은 역할을 했다. 외야 3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통산 81홈런으로 장타력을 겸비했다. 출루 능력도 좋은 편이다. 지난해 부진한 성적(타율 2할2푼3리 5홈런 22타점 OPS .646)을 거두지 않았고 FA 등급도 B등급이 아닌 C등급이었다면 권희동은 냉혹한 겨울과 마주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과정은 험난했지만 권희동은 잔류하게 됐다. 일단 2군 캠프에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비슷한 역할과 성향의 외야수들은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일단 NC 외야진은 박건우와 제이슨 마틴, 그리고 손아섭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손아섭이 지명타자 역할로 돌아설 경우 이 자리에는 현재 한석현이 유력하다. 마틴, 손아섭, 한석현 모두 좌타자다. 우타 외야수에 대한 수요는 당연하고 이 자리에 천재환(29), 김성욱(3)0)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천재환은 펀치력에 주루 능력까지 갖춘 ‘5툴 플레이어’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고 있다. 지난해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했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해 천재환과 권희동이 갖고 있는 능력들이 비슷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해 강인권 감독은 천재환의 스타일에 대해 “권희동과 유사한 스타일이라고 본다. 외야 전포지션 소화를 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어깨도 좋은 편이고 도루도 10개 정도 기록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비슷한 스타일이라면 FA 계약을 해야 하고 나이도 더 많은 권희동에게 목을 맬 이유가 없었다. 샐러리캡 상한도 얽혀 있었다. 천재환의 올해 연봉은 3100만 원에 불과하다.
그리고 창단 때부터 1군에서 강견과 펀치력을 과시하는 등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던 김성욱까지 돌아왔다.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했고 올해 전역 이후 예비역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2대1의 경쟁률은 3대1로 격화됐다. 잊고 있었던 선배의 복귀는 치열한 경쟁이 다시 벌어지게 되게 된다는 의미다. 이에 자극이라도 받았을까 천재환은 28일(한국시간)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1회초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를 상대로 3루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3회에는 좌완 임정호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멀티 히트 활약을 펼쳤다.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은 자극제이자 동기부여가 될 수밖에 없는 듯 하다. NC의 우타 외야진을 향한 경쟁은 다시 시작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