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출신 ‘100억 투수’ 크리스 플렉센(29·시애틀 매리너스)가 다시 선발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 일단 스프링캠프 첫 등판은 순조로웠다.
플렉센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회 팀 앤더슨을 3루수 땅볼,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를 헛스윙 삼진, 앤드류 베닌텐디를 루킹 삼진으로 솎아내 순조롭게 출발했다. 2회에는 일로이 히메네스를 유격수 땅볼, 요안 몬카다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2사 후 앤드류 본, 야스마니 그란달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가빈 시츠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2020년 KBO리그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던 플렉센, 정규시즌에는 부상 등으로 풀타임 소화에는 실패하며 8승(4패) 평균자책점 3.01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압도했고 이 덕분에 메이저리그로 유턴했다.
시애틀과 2+1년 최대 1275만 달러(약 168억 원) 계약을 맺은 플렉센은 2021년 31경기 179⅔이닝 14승 6패 평균자책점 3.61로 일약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공동 6위,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2위의 성적으로 ‘실패한 유망주’ 타이틀을 완전히 벗어던졌다. KBO리그 출신으로 또 한 명의 성공신화가 탄생한 순간.
지난해는 33경기 137⅔이닝 8승 9패 평균자책점 3.73의 기록을 남겼다. 시즌 후반에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이 됐고 시애틀의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불펜으로 대기했다.
이미 지난 2년을 뛰면서 300이닝 돌파시 자동으로 실행되는 2023년 800만 달러(약 105억 원)의 옵션 계약을 받은 플렉센. 그러나 올해를 앞두고 트레이드 루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기분 좋은 관심이었다. 선발을 원하는 구단들이 플렉센과 관련해 문의를 했지만 시애틀은 팔지 않았다.
루이스 카스티요-로비 레이-로건 길버트-조지 커비의 4선발은 갖춰진 상황. 플렉센은 마르코 곤잘레스 등과 5선발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단 첫 단추를 잘 끼우면서 선발 경쟁을 산뜻하게 시작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