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35)이 1루수 미트를 꼈다. 주 포지션인 3루나 2루가 아닌 1루까지 커버하며 새 시즌 ‘슈퍼 유틸’로 부활을 노린다.
김민성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지명타자로 나선 뒤 경기 중반 1루 대수비로 들어갔다.
지난 2007년 롯데에 입단한 뒤 히어로즈를 거쳐 2019년부터 LG에서 뛰고 있는 17년차 김민성은 1루수로 뛴 적이 없다. 3루수로 가장 많은 1155경기(1022선발) 8749이닝을 소화했고, 그 다음이 2루수로 264경기(197선발) 1723⅓이닝을 맡았다.
유격수로도 143경기(89선발) 843⅓이닝을 수비했지만 1루수로는 경험이 전무하다. 하지만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주 포지션 3루와 2루뿐만 아니라 1루까지 범위를 넓히며 내야 전천후로 준비 중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민성은 어느 포지션에만 두지 않을 것이다. 3루, 2루에 1루도 준비한다. 특히 1루 같은 경우 이재원이 아직 수비에 대한 자신감이 확실히 없다. 경기 후반 1점차 승부에는 이재원이 마지막 타석을 치고 김민성이 1루 대수비를 들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백업으로만 역할을 제한하지 않는다. 염경엽 감독은 “왼손 투수가 선발로 나왔을 때는 2루든 3루든 김민성이 선발로 나갈 수 있다. 서건창이나 문보경이 안 좋거나 상대 기록이 좋지 않을 때 김민성이 그 자리를 메워줄 수 있을 것이다”며 다양한 활용을 예고했다.
김민성은 염 감독의 애제자 중 한 명이다. 염 감독이 넥센(현 키움) 사령탑이 된 2013년부터 주전 3루수로 도약했고, 2018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으로 활약했다. 2019년 FA 계약으로 LG에 왔지만 2020년부터 내전근, 복사근 부상 여파로 성적이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신예 문보경에게 주전 3루수 자리를 내줬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염 감독은 그의 쓰임새를 높게 보고 있다. 2루수 서건창, 외야수 홍창기와 함께 김민성의 반등을 기대하는 염 감독은 “자기 것을 찾아가는 캠프가 됐으면 했는데 과정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오지환이 WBC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LG의 임시 주장까지 맡고 있는 김민성이 슈퍼 유틸리티로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